“그림이 이게 말이 돼요?”
이 프로가 그림 속 수박을 가리키며 투덜대며 말했다.
“실수군요. 하지만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그림 ‘씨름’을 보면 한 구경꾼의 왼손과 오른손이 바뀌어 그려져 있죠. 그렇다고 그림이 위조품은 아니잖아요.”
미술관 관장은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말했고, 우리는 뒤이어 미술관 밖으로 향했다.
불탄 그림이 가짜라는 증거를 찾아라!
“킁킁킁!(대체 이게 무슨 냄새지?)”
민감한 내 코에 탄 냄새가 흘러 들어왔다. 나는 코를 킁킁거리며 그 수상한 냄새를 추적했다. 그때, 미술관 뒤쪽 공터에서 검은 재와 타다만 그림 조각을 발견했다.
“왈왈왈!”
나는 요란하게 짖어서 두 탐정을 불렀다.
“어머나!”
두 탐정은 손바닥 크기의 그림 조각 조각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다 타고 화가의 사인만 남았군. 강드리안의 그림이야. 그런데 범인은 왜 어렵게 훔친 고가의 그림을 불태웠을까?”
“아, 반달리즘입니다!”
관장이 다가오며 다급하게 외쳤다.
“범인은 유명 문화재나 미술품을 파괴함으로써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이 프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휴대전화를 꺼내 강드리안의 다른 그림들을 검색해 살폈다.
“어? 이 불탄 그림, 가짜 같은데요?”
이 프로의 말을 듣고 모두가 그림을 바라보았다.
“이 그림은 위조품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범인은 바로, 관장님입니다!”
이 프로가 관장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명 탐정도 동의했다.
“미술관 유리창은 관장님 주장과 달리 안에서 깨졌습니다. 또 조선시대의 설날 아침에 수박을 먹는 그림은 조선시대 사람이 그린 그림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가짜라는 의미죠. 또 불탄 이 강드리안 그림 역시 위조품입니다. 강드리안의 그림을 위조해 진품이라고 속여 거액의 보험을 든 뒤 보험금을 타기 위해 이 사건을 꾸민 겁니다. 맞죠?”
“아, 아닙니다. 사건이 발생한 오늘 오전, 나는 경상북도 영덕의 동해안 바닷가에 있었어요. 오늘 오전 9시 10분에 찍은 이 사진이 증거예요.”
관장은 즉석카메라로 찍은 사진 한 장을 내보였다. 명 탐정과 이 프로, 나는 사진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나는 이 사진이 위조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왈왈왈!”
나를 쳐다보던 명 탐정이 갑자기 손뼉을 쳤다.
“해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져. 그리고 해가 서쪽에 있으면 그림자는 동쪽으로 지기 마련이야. 이 사진을 찍은 실제 시간은 오후야! 당신의 알리바이는 가짜야!”
사진을 오후에 찍었다는 증거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