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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통합과학 교과서] 너도 나도 졸린 이유는?

점심시간이 끝난 뒤, 편집부 기자들이 졸리고 배가 아픈 증상을 연이어 호소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뇌와 장, 서로 연결되어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은 적 있나요? 이는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뇌와 소화 기관인 장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장과 뇌는 미주신경을 통해 연결되어 서로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미주신경은 뇌에서 뻗어 나온 12개의 뇌신경 중 가장 길고 복잡한 신경이에요. 사람의 장에 사는 미생물, 즉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물질이 미주신경을 자극해 뇌에 변화를 일으키고, 반대로 스트레스나 기분 변화가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장의 활동이 바뀌지요.    

 

사람의 장에는 약 1000종 이상의 미생물이 살고 있어요. 장내 미생물은 소화와 면역을 돕는 것은 물론이고, 뇌의 활동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만들어 뇌에 영향을 미쳐요. 예를 들어,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은 대부분 장에서 만들어져요. 장내 미생물이 세로토닌을 직접 만들거나, 장 세포가 세로토닌을 더 많이 분비할 수 있도록 돕지요. 또, 장내 미생물은 식이섬유를 발효시켜 단쇄 지방산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 물질은 뇌의 염증을 줄여주는 데 큰 도움을 줘요. 

 

장내 미생물에는 몸에 좋은 물질을 만드는 유익균과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만드는 유해균이 있어요.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는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요.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거나 항생제를 남용할 경우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유해균이 유익균보다 많아지면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많아지고, 이 신호가 미주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돼요.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이 줄어들어 우울증이나 불안 등 기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답니다. 

 

뇌와 장이 소통하는 법

 

 

 

# 통합과학 넓히기

인간의 뇌가 커진 이유? 장내 미생물 덕분 

 

뇌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기관이에요. 큰 뇌를 가진 포유류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요. 영장류 중에서 인간은 신체 크기에 비해 뇌가 제일 크기 때문에 하루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지금까지 인류의 조상이 큰 뇌를 갖도록 진화했다는 건 잘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뇌가 커짐에 따라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어떻게 얻을 수 있게 되었는지는 수수께끼였어요.  

 

2024년 12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캐서린 아마토 교수팀은 인간의 뇌 진화에서 장내 미생물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장에서 음식을 분해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장내 미생물에 주목했어요. 연구팀은 큰 뇌를 가진 영장류인 인간과 다람쥐원숭이, 그리고 작은 뇌를 가진 마카크원숭이의 대변을 수집해 이를 실험용 쥐에 이식했어요. 그다음, 60일간 쥐에게 사료를 먹이면서 쥐가 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지 관찰했어요. 

 

실험 결과, 큰 뇌를 가진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가진 쥐는 에너지를 더 많이 생산하고 사용했어요. 쥐의 혈액 속에서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늘어났고, 탄수화물 또는 단백질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소의 양도 늘어났지요. 이 쥐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서 더 많은 음식을 섭취했는데도 체중이 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뇌가 작은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가진 쥐는 포도당을 덜 생산했을 뿐 아니라,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대신 지방으로 저장했어요.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쥐의 에너지 생산과 소비 방식을 변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뇌에 에너지를 나눠주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캐서린 아마토 교수는 “인간과 다람쥐원숭이는 꽤 먼 친척이지만, 뇌 크기가 비슷하게 진화하면서 장내 미생물도 비슷해졌다”고 설명했어요. 이어서 “앞으로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뇌 발달과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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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3호) 정보

  • 배하진
  • 디자인

    정영진
  • 일러스트

    박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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