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집에 있는 화장실도 공모전에 응모하고 싶다고요? 잠깐! 그건 안 돼요.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에 응모할 수 있는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공중화장실’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공중화장실은 우리의 건강뿐만 아니라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화장실, 똥도 누고 생각도 얻는다
공중화장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에요. 음식을 먹고 소화한 뒤 남은 대변과 신장을 통해 걸러진 노폐물이 포함된 소변을 누구나 배출할 수 있지요. 대변에는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 등이 살아요. 대소변을 오물을 처리하는 하수도로 보내지 않으면 병원체가 강이나 바다로 흘러갈 수도 있고, 이를 사람이 마시면 병원체에 감염될 수 있어요.
인도와 유럽 등지에서는 1800년대부터 하수도와 공중화장실이 설치됐는데, 그전까지 수백만 명이 오염된 물로 감염되는 병인 콜레라에 걸려 사망하기도 했어요. 세계화장실협회 이원형 사무총장은 “어떤 사람이든지 무료로 대소변을 잘 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중화장실이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화장실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폐쇄된 공간이기도 합니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혼자서 자유로운 행동과 생각을 할 수 있지요. 한국화장실문화협회 표혜령 대표는 “화장실은 좋은 생각도 하는 생활 속의 문화 공간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화장실이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아름답지 않은 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우선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해요. 대소변이 변기와 바닥 등에 묻어 있으면, 노로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이 공기에 떠다니면서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릴 수 있어요. 배설물이 묻은 휴지를 통해서도 병원균이 퍼질 수 있기 때문에 휴지를 변기에 버리도록 휴지통도 없애 나가야 해요.
또, 조명을 밝게 켜거나 햇빛이 잘 들어오도록 화장실을 지어야 해요. 어두우면 악취를 방출하는 곰팡이가 잘 자라나기 때문이죠. 어두운 타일은 빛을 흡수하므로 밝은 타일을 사용해야 합니다.
공중화장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요. 화장실의 위치도 중요하고, 화장실을 찾을 수 있는 안내 표지판이 눈에 잘 띄어야 해요. 임신부와 장애인, 노약자 등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가 있고, 넓은 공간의 변기 칸이 따로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공중화장실에 예술 요소를 추가할 수도 있어요.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리게 건축하고, 화장실에 미술 작품을 설치할 수 있죠. 진우종합건축사사무소 김동훈 대표는 “제1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에서 대상을 탄 반딧불이 화장실에는 사람들이 화장실을 더 즐길 수 있게 음악을 틀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