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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전 세계로 다이빙!] 바다의 말, 해마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사는 해양생물이 있어요. 바로 말을 닮은 해마입니다. 그런데 해마가 지금과 같은 이름을 가진 건 고작 7년 전이라는 사실, 알고 있나요?

 

 

해마, 이름 붙은 지 7년 됐다?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서식하는 해마의 학명은 ‘히포캠퍼스 해마(Hippocampus haema)’예요. ‘히포캠퍼스(Hippocampus)’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생물의 이름입니다. 신화 속에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전차를 끄는 생물로 상체는 말, 하체는 물고기 형태를 지녔어요. 얼굴이 말의 머리를 닮아 히포캠퍼스라는 이름이 앞쪽에 붙여졌습니다. 또 해마는 사는 곳에 따라 색상이 다르고 몸이 비늘이 아닌 뼈 판으로 덮여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해마에 ‘해마(heama)’라는 학명이 붙여진 건 2017년이었습니다. 부경대학교 자원생물학과 한상윤 교수와 김진구 교수가 이끈 연구팀이 이러한 이름을 붙였어요. 이전까지 우리가 해마라고 부른 생물은 히포캠퍼스 속에 있는 모든 종을 묶어 부른 것이었지요. 히포캠퍼스 속에는 우리나라에 사는 해마뿐 아니라 산호해마와 가시해마, 복해마, 점해마가 있답니다.

 

 

느릿느릿해도 먹이는 빠르게!

 

해마는 굉장히 연약하고 앙상한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어 수영을 잘 못해요. 흐르는 물을 거스르거나 잘 버티지도 못하지요. 그래서 주로 해조류나 산호에 꼬리를 감고 지냅니다. 또 해마는 암컷이 아닌 수컷이 배 주머니에서 새끼를 넣어 키우는 것으로 유명해요.

 

2022년, 제가 울릉도와 통영에서 만난 해마는 주로 밤에 모습을 드러내 해조류에 꼬리를 감고 흔들거렸어요. 긴 빨대 같은 입으로 근처에 있는 1mm 길이의 새우 등을 먹고 있었습니다. 해마는 1000분의 1초의 속도로 먹이를 빨아들여요. 해마는 회전 섭취 기술로 빠르게 먹이를 포획할 수 있습니다. 회전 섭취 기술은 목 근육으로 머리를 빠르게 이동시켜 긴 주둥이를 먹이에 가까이 대고 흡입하는 기술이에요. 

 

제가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해마 중에서는 길이가 1cm 내외로 작은 종류도 있었어요. 한편 제주도에서 약용으로 양식하는 해마 종 중에는 35cm 길이에 달하는 빅벨리 해마(Hippocampus abdominalis)라는 개체도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양식하는 이 종은 중국에서 한약재로도 많이 사용돼요. 

 

해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어요. 그리고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해양수산부는 해마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바다에서 해마를 만나게 된다면, 해마가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람보다 느린 어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예요. 해마가 느리다는 이유로, 또는 귀엽다는 이유로 함부로 잡거나 괴롭히는 사람이 없길 바랍니다. 허가 없이 해마를 포획하거나 유통시키는 건 불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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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21호) 정보

  • 글 및 사진

    심수환(해양생물학자, 해양생물 사진작가)
  • 에디터

    장효빈
  • 디자인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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