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숨어 있던 마지막 악귀까지 찾은 서월의 눈에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보름달의 청명한 기운을 가득 담은 서슬 퍼런 청월검이 공중을 갈랐다. 검의 고요함과는 달리 찢어질 듯한 악귀의 비명이 하늘을 울렸다. 그리고 악귀는 소멸하였다. 학교는 평온을 찾은 것 같았다. 아니, 평온을 가장하고 있었다.
4명 중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지난밤의 소동이 언제 있었냐는 듯 평온한 아침이었다.
“정말 꿈만 같아! 어제 악귀로 그 난리를 쳤던 게 현실 맞아?”
서월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그런데, 악귀에 빙의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예서가 물었다. 예서의 말에 따르면 악귀에 빙의된 사람은 상대방의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고 했다.
서월이 깜짝 놀란 이유는?
“아직 끝이 아니야. 끝난 게 아니라고.”
선화가 심각한 내용과는 달리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선화야,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악귀는 모두 제거했잖아?”
선화에게 다그치듯 이유를 묻던 서월은 악귀를 본 듯 깜짝 놀랐다.
예서 역시 뭔가를 느낀 듯 마법력을 최대치로 올려 교실 전체에 둘렀다.
200마리의 악귀를 소멸시켜라!
서월이 재빨리 선화의 머리 위로 청월검을 날리자 숨어 있던 악귀들이 나왔다.
“쳇~. 이렇게 빙의하기 좋은 몸은 찾기 힘들었는데. 어쩔 수 없군! 모두 나와!”
서월과 예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선화의 몸에서 나온 악귀가 교실을 가득 채웠다. 그 수는 200마리에 달했다.
“안 되겠어, 최고난도의 마법을 펼쳐야겠어! 조금만 시간을 벌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