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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의 박쥐가 날아다니는 동안 초음파를 쏘아서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한다는 소식을 들었어. 정말 멋진 능력이야. 지구의 건물들이 너무 높아 자꾸 내 전투기와 부딪히는 게 걱정이었는데…. 내 전투기에 박쥐의 능력을 더한다면 곧 지구를 정복할 수 있겠어! 음하하하! 박쥐야~, 어떻게 하면 너의 초음파 대화법을 배울 수 있니?

박쥐야, 너는 어떤 동물이니?

내가 포유류인지 조류인지 헷갈리는 친구들이 있나요? 난 포유류에 속해요. 포유류 중 나만 유일하게 날 수 있지요. 사람들은 날다람쥐나 박쥐원숭이도 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그 친구들은 나랑 비교도 안 되지요. 나처럼 오랫동안 날 수 없거든요.
우린 주로 동굴 속에 살고 있고, 종류에 따라 크기 차이가 많이 나요. 가장 작은 박쥐는 ‘키티돼지코박쥐’로, 날개폭이 15cm 정도이며 몸무게가 2g 정도랍니다. 가장 큰 박쥐는 ‘황금모자과일박쥐’로, 날개폭이 1.7m 정도나 되고 몸무게가 1.6kg이나 되지요.

너희는 초음파로 대화한다고 하던데….

맞아요. 우린 주로 어두운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시각보단 초음파를 통해 먹잇감의 위치를 알아내요. 우리가 초음파를 쏠 때는 귀에 있는 근육을 수축해서 자신의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지 않도록 조심해요. 그렇지 않으면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귀가 멀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초음파가 먹잇감에 반사돼 돌아올 때는 귀를 활짝 열고 소리를 잘 들으려고 하지요. 어떤 박쥐들은 초음파를 쏠 때와 반사돼 돌아올 때 음의 높이가 다른 것을 알아채기도 한답니다.
우리는 먹잇감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초음파를 주로 사용해요. 하지만 날아다니는 동안 우리끼리 초음파로 대화하기도 한답니다.

날아다닐 때 대화를? 교통 질서라도 있는 거야?

영국 브리스톨대 마크 홀드라이드 박사 연구팀은 물윗수염박쥐가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날아다닌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마치 사람들이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처럼 말이에요.
연구팀은 박쥐가 받는 초음파 신호를 측정하고, 박쥐들의 행동을 관찰했어요. 그리고 컴퓨터로 그 상관관계를 계산했지요. 그 결과 박쥐들은 맨 앞에 앞장서서 날아가는 박쥐의 초음파 신호를 재빨리 뒤로 전달해 질서를 유지했어요. 이런 신호 전달은 사람이 눈을 한 번 깜빡일 때보다도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요.

초음파로 서로 부딪히는 것도 막을 수 있는 거야?

그럼요. 홀드라이드 박사팀은 우리가 서로 부딪히지 않게 속도를 늦춘다는 사실도 알아냈어요. 그래서 곤충을 사냥할 때 여러 마리가 동시에 날아다니면서도 서로 부딪히지 않을 수 있는 거죠.
방법은 간단해요. 우리는 반사된 초음파가 돌아오는 시간에 따라 다른 박쥐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거든요. 그 뒤 날갯짓을 4~5번 할 동안 다른 박쥐가 날아가는 방향을 알아내고, 날아갈 방향을 다른 쪽으로 바꿀 수도 있답니다.
그런데 혹시 제 외모를 보고 제가 도와 줄 거라 생각했나요? 박쥐는 외모와 달리 착한 동물이에요. 미안하지만 지구 정복은 도와 줄 생각이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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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
  • 진행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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