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해킹의 위험성, 전 세계가 주목하다
3월 26일, 국가위성운영센터가 해킹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됐어요. 국가위성운영센터는 고해상도 카메라로 지구를 찍는 아리랑 3호 같은 다목적실용위성을 운영하는 기관이에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민감한 정보도 다루고 있어 보안이 매우 중요한 곳이죠.
구체적인 해킹의 시점이나 방법, 피해의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어요. 우주 해킹은 우리 삶에 심각한 재앙을 일으킬 수도 있거든요. 이번 사건처럼 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 발사장, 관제소 등 우주 관련 기술을 포함하는 모든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하거나 조작하는 행위를 우주 해킹이라고 해요.
그동안 우주 산업은 국가기관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날 위성 통신 회사 비아샛이 의문의 해커들에게 사이버 공격을 받아 수천 대의 모뎀이 마비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모뎀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로 통신에 꼭 필요한 기기예요. 모뎀이 마비되자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의 통신이 단절됐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컴퓨터도, 전화도 할 수 없는 고립 상태가 되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할 수 없는 틈을 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가짜 뉴스들을 마구 뿌렸어요. 이상한 정보가 퍼져도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으니 우크라이나 내부의 혼란은 점점 커졌습니다. 통신이 되지 않으니 우크라이나군의 지휘 체계도 마비됐죠. 결국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에 도움을 청했어요.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인 스타링크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통신 문제는 일부 해결될 수 있었죠.
이후 비아샛을 공격한 것이 러시아 정부 해커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2022년 5월 10일 유럽연합은 시민의 안전을 무차별적인 위험에 빠뜨린 러시아의 작전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사이버 공격의 위험성을 강조했어요. 실제로 이 공격이 유럽의 통신에도 영향을 미쳐 수천 명의 유럽인이 한 달 이상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우주 해킹은 한 번의 공격으로 수많은 나라에 피해를 입힐 수 있어요. 통신이 끊기는 것만이 아니에요. 위성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비행기나 배, GPS 기능을 쓰는 자동차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고 심지어 날아가는 우주선의 궤도를 조작해서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