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무수한 동식물이 함께 살고 있어요.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개발된 도시의 환경은 사람을 비롯해 주변 생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도시 공해는 발암물질?
소음이나 눈부심, 악취 등 사람의 감각 기관에 해를 끼치는 공해를 감각 공해라고 해요. 서울시는 악취, 소음, 빛 공해를 시민이 생활하면서 겪는 3대 공해 요소로 규정하고 있지요.
도시의 대표적인 공해인 빛 공해는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어요. 지난 1월, 제주대학교병원 하아늘 교수는 빛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 생활하는 경우 시력이 나빠지는 질병인 황반변성에 2배 이상 걸리기 쉽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년부터 도시의 강한 인공조명으로 발생하는 빛 공해를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죠.
빛 공해는 동식물의 삶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스웨덴 예블레대학교 안니카 예예르브란드 교수팀은 달빛과 별빛으로 방향을 구분하는 철새가 강한 인공조명 때문에 잘못된 방향으로 비행하며 건물과 충돌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밝혔어요. 바다에서 수천 종의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산호초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해양생물과학부 데이비스 토마스 박사팀은 해안 도시에서 나오는 인공조명이 산호초의 번식을 방해해 전 세계 산호초의 25%가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어요. 산호초는 달빛의 세기에 따라 산란일을 조절하는데, 빛 공해에 노출된 산호초는 생체 리듬이 방해받아 산란 기간이 1~3일 정도 앞당겨지는 거죠.
소음 공해 또한 사람이 많은 도시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요. 지난해 영국 웨스트잉글랜드대학교 연구팀은 박쥐가 음악 소리에 노출된 후 활동성이 47% 감소했다며 사람들의 축제 소리가 박쥐를 교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어요. 영국 엑서터대학교 해양학과 소피 네델렉 교수팀은 지난해 지진 검사 때 발생하는 소음이 조개 등 해양 무척추동물들의 생활을 방해한다고 밝히기도 했지요. 소피 교수는 “지진파 한 번에 근처의 어린 크릴새우가 모두 죽고 플랑크톤은 90% 이상 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성찬용 교수는 “당장 드러나지는 않지만 도시 공해가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