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 병아리야! 자기소개를 부탁해.
병아리 : 안녕! 나는 며칠 전 깨어난 병아리야. 알에서 태어나는 데 대략 21일이 걸렸지. 우리가 달걀을 깨고 나오려면 힘든 시간을 거쳐야 해. 우선 알 속에서 몸을 돌리면서 부리로 껍데기를 쪼아야 해. 그렇게 10~20시간을 쪼아야 겨우 작은 구멍이 뚫려. 껍데기를 깨기 힘들어서 우리는 난치라는 것을 이용해. 난치는 부리 끝에 붙어 있는 작은 돌기인데, 이것을 사용하면 껍데기를 한결 쉽게 깰 수 있거든. 난치는 알에서 깨어난 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는 이제 바깥세상에 나왔지만, 달걀 껍데기를 당장 버리고 싶지는 않아. 달걀 껍데기는 정말 신비한 특징을 가지고 있거든.
알리 : 달걀 껍데기가 신비하다고? 무슨 뜻이야?
병아리 : 달걀은 충격으로부터 안에 있는 병아리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야 해. 동시에, 병아리가 깨고 나올 수 있을 만큼 약해야 하지.
그래서 과학자들은 어떻게 달걀이 단단하면서도 약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껍데기의 구조를 연구해 왔어. 그리고 최근 캐나다 맥길대학교의 연구진이 달걀 껍데기의 구조를 밝히는 데 성공했지. 연구진은 주사전자현미경(SEM)과 원자 현미경(AFM)을 이용하여 달걀 껍데기의 구조를 분석했단다.
알리 : 달걀 껍데기에서 무엇을 발견했어?
병아리 : 연구진은 우선 달걀 껍데기의 안과 바깥면의 구조가 다르다는 사실을 찾아냈어. 달걀 껍데기를 만드는 데는 ‘오스테오폰틴(osteopontin)’이라 불리는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해. 오스테오폰틴에 껍데기를 딱딱하게 만드는 물질인 탄산칼슘이 결합하면 껍데기를 이루는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가 만들어져.
그런데 연구진은 이 나노 구조가 달걀 껍데기의 바깥에서 가장 촘촘하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성기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어. 그래서 껍데기 바깥은 병아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단단하고 안쪽은 배아가 편히 자랄 수 있도록 부드러운 거야. 연구진은 또 달걀 껍데기의 구조가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도 알아냈어.
알리 : 달걀 껍데기가 시간에 따라서도 변한다고?
병아리 : 응. 연구진은 원자 현미경으로 낳은 지 15일이 지난 달걀 껍데기의 변화를 관찰했어. 그 결과, 껍데기 바깥 부분의 나노 구조는 그대로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안쪽 부분의 나노 구조는 작아졌어. 이유는 껍데기 안쪽의 탄산칼슘이 병아리의 뼈를 만드는 데 쓰였기 때문이야. 그 결과 달걀 껍데기의 강도가 약해져 나중에 병아리가 쉽게 부술 수 있단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달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