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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개코, 복제해도 될까?

     

    복제 과정의 동물들은 괜찮을까?

    지난 1월 5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유튜버의 반려견을 복제한 업체를 고발했습니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해당 업체는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죠. 현행법에 반려동물 복제를 허용하거나 규제하는 법은 없어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박주연 변호사는 “동물 복제를 허용한다면 동물실험을 시행하는 기관이 지켜야 할 법적, 윤리적 의무를 반드시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물을 복제하는 과정 자체가 생명 윤리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어요. 한 마리의 동물을 복제하기 위해 이론적으로는 난자를 채취할 동물과 대리모 역할을 할 동물, 2마리가 필요해요. 문제는 복제의 성패를 사람이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복제를 한 번 실패하면 다른 난자로 복제 수정란을 다시 만들어야 하고, 다른 대리견에게 착상을 한 번 더 시도해야 하죠. 대리견이 임신을 해도 복제 수정란이 자궁에서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유산 혹은 사산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패가 계속되면 2마리보다 더 많은 동물이 필요합니다.

    전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김성한 교수는 “복제 과정에서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말했어요. 현재 반려동물 복제 업체가 복제에 얼마나 많은 동물을 동원하는지, 동물이 받을 고통을 줄이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어요. 또, 보통 개는 한 번 출산할 때 4~5마리를 낳는데, 복제를 의뢰한 사람이 입양하길 원치 않는 나머지 복제 동물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김성한 교수는 “많은 동물을 동원하면서까지 자신의 반려동물을 복제할 건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어요.

    동물 복제는 다 자란 동물의 체세포에서 출발합니다. 성숙한 체세포가 난자 안에서 초기 단계의 세포로 바뀌어야만 복제 동물이 태어나 건강하게 지낼 수 있어요. 하지만 세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초기 단계의 세포로 되돌려지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죠. 장구 교수는 “현재 복제 동물의 건강이 좋지 않거나 수명이 짧다는 문제가 있다”며 “성숙한 세포가 초기 단계의 세포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완전히 이해해야 복제 성공률을 높이고, 복제 동물의 건강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복제 동물도 다시 길들이는 과정이 필요해요.”

    Q. 반려동물을 복제하면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어린왕자>;를 읽어본 적 있나요? 어린왕자는 자신이 사는 B612 행성에 소중한 장미를 남겨 두고 지구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런데 지구에 온 어린왕자는 수천 송이 장미가 활짝 핀 정원을 보고는 울음을 터뜨리죠. 자신에게는 특별한 장미가 세상에서 하나뿐인 장미가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해 슬픔을 느낀 거예요.

    이처럼 갓 태어난 복제 동물을 마주하면 내가 반려동물에게 가졌던 감정과는 사뭇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내가 기억하는 반려동물과 생김새가 비슷할지 몰라도, 나의 반려동물이 자란 환경과 다른 곳에서 자라면 성격과 행동 특성은 달라질 수 있지요. 결국, 또 다시 길들이는 과정이 필요한 거예요. 어린왕자에게 B612 행성의 장미가 소중한 건, 어린왕자가 장미에게 쏟았던 시간과 애정 때문이에요. 여러분에게 반려동물이 소중한 것도 같은 이유죠. 반려동물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로 남겨둘지, 나의 반려동물과 똑 닮은 동물을 다시 길들일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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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2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4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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