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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자린고비> 영감님이 잔치를?!

“탐정님, 들으셨어요? 자린고비 영감이 잔치를 연대요!” 

 

개코 조수가 꿀록 탐정에게 초대장을 보여줬어요. 동화마을 제일가는 부자지만 돈을 쓰는 건 누구보다 싫어하는 자린고비 영감이 큰 보물을 얻은 기념으로 집 앞마당에서 잔치를 연다는 초대장이었죠.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자린고비의 집 주변에는 이미 동화마을 사람들이 가득했어요. 다들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죠. 누군가는 그렇게 아꼈으니 한 번쯤은 베풀 때도 됐다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일단 초대장은 진짜였나 봐요. 잔칫상을 얼마나 푸짐하게 차렸을까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잔뜩 기대한 얼굴로 마당에 들어섰어요. 그런데 잔치가 벌어져야 할 앞마당은 한없이 조용하기만 했어요. 기대감에 왁자지껄했던 대문 밖과는 정반대였죠. 푸짐한 음식은커녕 밥상에는 밥그릇만 덜렁 놓여져 있었습니다. 대신 공중에는 커다란 생선 뼈가 매달려 있었어요.

“큰 보물을 얻은 기념으로 잔치를 연다고 하지 않았나요?”

마을 사람이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다른 사람들도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밥상을 멍하니 쳐다보았죠.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지 않나요? 이렇게 큰 화석을 보는 게 얼마나 귀한 기회인데요!”

자린고비가 도리어 큰소리쳤어요. 

“잠깐! 싸우지 맙시다. 저 생선 뼈가 진짜 보물과도 같은 귀한 화석인지 제가 판단하겠어요! 제가 이 뼈의 정체를 밝힌다면 진짜 잔치를 열어주세요.”

꿀록 탐정이 비장하게 말하자, 자린고비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어요.

“이게 누구야, 아무 데나 끼어드는 꿀록 탐정이군. 좋소! 하지만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다면 다시는 탐정 일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시오!”

꿀록 탐정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화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선캄브리아대나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처럼 수십억~수만 년 전에 어떤 생물이 살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바다나 호수 바닥에는 육지에서 흘러 들어온 퇴적물이 쌓입니다. 오랜 시간 퇴적물이 쌓일수록 퇴적층은 점점 두꺼워지죠. 수천 년 이상 쌓인 퇴적물은 아주 무겁습니다. 두껍게 쌓이면 아래층에 있던 퇴적물은 꽉 눌리면서 단단한 암석으로 변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암석을 퇴적암이라고 하죠. 퇴적암은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예를 들어 퇴적암이 고운 진흙으로 되어 있다면, 그곳은 물살이 세지 않은 곳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살이 아주 느려야 작은 입자들이 물에 휩쓸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쌓일 수 있거든요.

 

퇴적암에서는 화석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퇴적물이 쌓이는 도중 생물의 사체가 가라앉고 그 위로 퇴적물이 또 쌓이는 경우죠. 부패하기 쉬운 피부나 근육은 빨리 사라지지만 단단한 뼈는 퇴적물 속에서도 비교적 오랫동안 형태를 유지합니다. 이 흔적이 바로 화석이에요. 

 

만약 육지에 있는 퇴적암에서 물고기 화석을 발견한다면 과거 그곳에는 물이 흘렀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물고기가 갑자기 육지로 올라왔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과거에 그곳이 물이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기 때문이죠. 

 

때로는 생물의 사체가 아니라 생물이 남긴 흔적이 화석처럼 남을 때도 있어요. 발자국이나 대변 등 생물이 남긴 흔적 화석을 ‘생흔 화석’이라고 한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화석 속 동물 색은 어떻게 알까?

 

공룡 화석은 대부분 뼈만 남아 있어요. 하지만 ‘쥬라기 공원’ 같은 영화를 보면 공룡의 생김새를 생생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뼈로 공룡의 생김새나 색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미 멸종한 생물의 뼈를 통해 생김새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존하는 생물 중 해당 생물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생물의 근육을 연구합니다. 그러면 뼈 모양과 결합 형태에 따라 근육이 어떤 형태로 자리 잡았는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다음 근육의 겉에 피부를 입히면 생물의 생김새를 대강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피부의 색을 재현하는 과정입니다. 동물의 피부나 눈, 깃털의 색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색소 단백질이 결정합니다. 멜라닌은 대표적인 색소 단백질이에요. 검은색이나 갈색을 내는 유멜라닌, 빨간색이나 노란색을 내는 페오멜라닌 등이 있죠. 화석이 되는 과정에서 멜라닌 색소가 파괴돼 화석만으로 동물의 피부색을 추정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현존하는 동물들을 바탕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10월 6일 아일랜드 코크대학교 연구진이 “화석으로 남은 동물의 색을 복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먼저 검정색, 노란색, 흰색 깃털을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비슷하게 압축했어요. 그러자 깃털의 멜라닌 색소가 파괴됐는데,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멜라닌이 일정한 패턴으로 분해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1000만 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개구리 화석에서도 멜라닌이 분해된 흔적을 찾아냈지요. 또 페오멜라닌이 개구리 피부 속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흔적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마리아 맥나마라 교수는 “화석화 과정에서 멜라닌이 어떻게 분해되는지를 알면 멸종한 동물의 본래 색을 찾을 수 있다”며 “멜라닌 색소와 관련한 다양한 미스터리도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에필로그

 

“여러 화석의 특징과 비교해 봤을 때 이 물고기 뼈는 가짜 화석입니다!”

꿀록 탐정의 발표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어요. 

“헉, 내가 속았다니그래도 가짜를 보물처럼 대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은 안 하게 됐군. 고맙소, 꿀록 탐정.”

자린고비는 동화마을 주민을 모두 초대해 잔치를 열었어요. 꿀록 탐정도, 개코 조수도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푸짐한 잔치를 즐길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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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오가희 객원기자
  • 에디터

    백창은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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