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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걸리버 여행기> 위기에 처한 소인국?!

관련 단원 &gt; 통합과학 2-1 &gt; 역학적 시스템

“꿀록 탐정님 도와 주세요! 소인국이 오줌으로 잠기게 생겼어요.”

잠을 자고 있던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새벽부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깜짝 놀랐어요.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온 황당한 소리에 잠이 순식간에 깨버렸죠. 전화를 건 사람은 소인국 왕이었어요.

“늦은 시간 죄송하지만, 빨리 좀 와 주시겠어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I 똥과 오줌으로 뒤덮인 소인국?!

“앗, 탐정님 조심하세요! 발 바로 옆에 사람들이 있어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부랴부랴 짐을 챙겨 사람 손바닥만큼 작은 사람들이 사는 소인국으로 달려갔어요. 소인국에 도착하자 소인국 왕이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를 보고 뛰어왔죠. 꿀록 탐정이 소인국 왕과 대화를 하기 위해 땅에 조심스럽게 앉으려는 순간

“탐정님, 거기 앉으시면 안 돼요. 똥이 있어요!”

왕이 다급하게 꿀록 탐정을 말렸습니다.

“최근 소인국에 온 거인 걸리버의 대소변이 큰 골치거리예요. 걸리버의 똥은 저희 소인들의 변기보다 훨씬 커서 소인국 전체를 똥 냄새로 가득 채우고 있어요. 또, 걸리버의 오줌은 소인국을 종종 물 바다로 만들어버려요. 이대로라면 소인국은 곧 오줌에 잠겨버리고 말 거예요.”

왕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그때 산 뒤에 숨어 있던 걸리버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지요.

“그래서 최대한 대소변을 참았더니 지금 배가 너무 아파요. 꿀록 탐정님, 전 소인국 사람들과 정이 들어 함께 지내고 싶은데, 여기를 떠나는 것 말고는 해결책이 정말 없는 걸까요?”

꿀록 탐정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손뼉을 쳤어요.

“걸리버를 위한 변기를 따로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I 변기통에 항상 물이 고여 있는 이유는?

 

화장실 변기 손잡이를 내리면, 변기에서 물이 흘러나오면서 대소변이 씻겨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처럼 물의 흐름을 이용해 대소변을 처리하는 변기를 ‘수세식 변기’라고 해요. 1596년 영국의 작가 존 해링턴 경이 당시 영국의 여왕이었던 엘리자베스 1세를 위해 만들었지요. 이전까지는 대소변을 땅에 묻거나 용기에 대소변을 담아뒀다가 따로 폐기했어요. 처리 과정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오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면서 세균이 퍼져 전염병이 발생하기도 했죠. 수세식 변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수세식 변기가 대소변을 처리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원리가 숨어져 있어요. 수세식 변기에 대소변을 보고 변기 탱크에 달린 손잡이를 누르면, 손잡이와 연결된 고리가 시소처럼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요. 그러면 고리에 달린 탱크 마개가 따라 올라가면서 탱크의 구멍이 열려, 탱크 안에 차 있던 물이 변기통으로 흘러들어가지요. 이 과정에서 변기통에 묻어 있던 대소변이 씻겨 내려가는 거예요.

 

대소변을 씻어낸 물은 바로 배수관으로 빠지지 않아요. 변기통과 배수관 사이에 있는 ‘트램’이라는 구불구불한 통로를 지나야 하죠. 트램은 S자 모양으로 위로 꺾여 있는 구조예요. 변기통에 적은 양의 물이 있으면, 물이 트램을 따라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그대로 고여 있습니다. 많은 물이 변기통에 차면 물의 압력인 수압에 눌려 물이 트램을 지나갈 수 있어요. 이러한 원리로 변기통에는 항상 물이 새어나가지 않고, 일정한 양이 채워져 있는 거예요.

 

변기 탱크의 물이 빠져나가 수위가 낮아지면, 탱크 물에 떠 있던 부구가 물과 함께 아래로 내려가요. 부구가 내려가면 부구와 연결된 탱크에 물을 공급하는 급수관 밸브가 들어올려지면서 열려 변기 탱크에 다시 물이 채워진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I 똥이 달라붙지 않는다! 매끈 변기

 

대변을 본 뒤, 똥이 변기에 남아 있어 곤란했던 경험이 있나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변기가 개발됐어요. 지난 8월 5일 중국 화중과학기술대학교 재료공학과 빈 수 교수팀은 ‘네펜데스’라는 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미끄러운 변기를 만들었다고 발표했어요.

 

네펜데스는 주머니 모양으로 생긴 식충식물이에요. 곤충은 네펜데스 잎에 꿀을 먹으러 앉았다가 잎의 입구 표면에서 미끄러져 주머니 통으로 빠져버리죠. 연구팀은 네펜데스 잎의 입구 표면에 미세한 털인 섬모들이 물을 잔뜩 머금고 있어, 곤충이 물에 미끄러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네펜데스의 섬모처럼 윤활제를 많이 머금을 수 있는 ‘다공성’ 변기를 3D 프린터로 만들었어요. 다공성은 고체 표면에 작은 구멍들이 많이 있는 성질이죠. 이 변기의 표면에 물에 젖지 않으면서 미끄러운 ‘실리콘 오일’을 발랐습니다. 그랬더니 실리콘 오일은 변기 속 작은 구멍들을 통해 흡수돼 변기 모형 깊숙이 파고들 수 있었죠.

 

연구팀은 완성된 변기 모형에 흙탕물, 우유, 요구르트, 꿀 등을 던져본 결과, 쉽게 미끄러지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표면을 1000번 넘게 사포로 닦은 뒤 액체를 던져도 아무것도 달라붙지 않았어요. 연구팀은 변기 모형이 네펜데스처럼 윤활제를 많이 흡수해 미끄러운 표면이 되었고, 실리콘 오일이 표면 아래로도 깊게 스며들어 쉽게 마모되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변기의 물을 내리는 데만 하루에 1410억 L(리터) 이상의 물이 소비되는데, 변기에 달라붙은 대소변을 처리하려면 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며 “변기를 미끄럽게 만들어 아무것도 달라붙지 않게 하면 물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필로그

“변기가 이처럼 편리한 도구였다니, 이번 계기로 깨닫게 되었어요! 꿀록 탐정님 감사합니다. 저만을 위한 변기 잘 쓸게요.”

걸리버가 기뼈하며 변기를 향해 달려갔어요. 소인국 왕도 미소를 지으며 변기를 올려다 봤지요.

“수세식 변기가 만들어지고 길거리의 대소변 폐기물이 사라진 것처럼, 소인국에 쌓인 대소변도 곧 사라질 거예요.”

꿀록 탐정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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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장효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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