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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발랄 생각 실험실] 영혼도 질량이 있나요?

 

만화를 보면 주인공이 죽을 때 몸에서 영혼이‘ 슉~’ 하고 빠져나가는 장면이 나와요. 옛 그리스 사람들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해요. 살아있는 생물을 비롯해 자석에도 영혼이 들어 있고 죽을 때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믿었지요. 심지어 동물과 식물, 자석에게까지 영혼이 있다고 믿었답니다. 정말 우리가 죽으면 영혼이 빠져나갈까요? 그럼 순간 몸무게가 가벼워질까요? 그렇다면 영혼의 질량은 대체 몇 g일까요?

 

 

가설1) 영혼의 질량은 21g?!

1901년, 미국의 의사였던 던컨 맥두걸은 한 요양원에서 영혼의 질량을 재는 실험을 진행했어요. 맥두걸 박사는 사람이 죽으면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고, 이 과정에서 영혼만큼의 질량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죽어가는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죽기 이전과 이후에 질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했지요. 그리고 6년 뒤, 맥두걸 박사는 사람이 죽으면 질량이 21.3g 줄어든다고 발표했답니다. 즉, 영혼의 질량이 약 21g이라는 주장이었지요.

 

 

하지만 이 주장에 대해 일부 과학자들은 사람이 죽으면 수분이나 공기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21g이 줄어 든다고 반박했어요. 또 사람 몸의 전체 질량에 비해 21g은 아주 작아 오차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었답니다.

 

 

가설2) 영혼은 음의 질량을 갖는다?!

 

 

18세기의 화학자들은 물질이 불에 타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음의 질량을 갖는 물질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독일의 화학자 베허와 슈탈 등은 이 물질을 ‘플로지스톤’ 또는 ‘열소’라고 불렀지요. 이들은 물질이 불에 탈 때 플로지스톤이 물질에서 빠져나와 하늘로 올라가는데, 이건 플로지스톤의 질량이 음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질량을 갖는 물질은 모두 지구가 잡아당기는 힘인 중력의 영향을 받는데, 음의 질량을 갖는 물질은 중력을 거스를 수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이 가설을 바탕으로 일부 사람들은 영혼이 플로지스톤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질량이 음수인 것은 불가능해요. 실제로 당시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연소 전후 물질의 질량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며 플로지스톤이란 건 없다고 반박했답니다.

 

 

가설3) 영혼은 질량이 없다?!

‘영혼이 질량을 갖는다’는 생각은 ‘영혼이 물질’이라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있어요. 이렇게 생각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오직 물질밖에 없다고 여겼지요. 하지만 영혼은 물질이 아니라고 생각한 학자도 있었어요. 바로 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예요. 데카르트는 영혼이 물질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질량을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양과 위치도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어요. 그러면서 영혼은 몸 어딘가에 들어 있거나 몸에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답니다.

 

 

 

# ‘영혼도 질량이 있을까?’라는 질문은 ‘영혼을 측정할 수 있나요?’와 같은 질문이에요. ‘측정할 수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요. 따라서 이 질문은 철학에서 아주 중요해요. 철학은 과학으론 알아내기 어렵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걸 탐구하는 학문이니까요.


영혼도 질량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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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명석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 기타

    [일러스트] 고고핑크
  • 에디터

    신수빈 기자·sb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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