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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피쉬는 인도-태평양, 호주 연안 등에 사는 물고기예요. 길쭉한 몸과 삐죽 튀어나온 주둥이가 마치 금속 악기 트럼펫과 비슷해 트럼펫피쉬라는 이름이 붙었죠. 트럼펫피쉬는 평소 큰 물고기에 붙어 이동하는데, 지난 8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동물학과 사무엘 마체트 교수팀이 이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우선 트럼펫피쉬가 즐겨 숨는 ‘파랑비늘돔’과 똑같은 크기와 모습의 모형 물고기를 만들었어요. 파랑비늘돔은 트럼펫피쉬의 주요 먹이인 ‘자라돔’을 사냥하지 않기 때문에, 자라돔은 파랑비늘돔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트럼펫피쉬와 파랑비늘돔 모형이 각각 혼자 자라돔에 접근할 때와 트럼펫피쉬가 파랑비늘돔 모형에 숨어서 접근할 때의 경우를 나눠 관찰했어요.

그 결과 자라돔은 트럼펫피쉬 혼자 접근할 때는 도망쳤지만, 트럼펫피쉬가 파랑비늘돔에 숨어서 다가올 때는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트럼펫피쉬의 숨는 행동이 먹이가 자신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무엘 마체트 교수는 “산호초가 많이 파괴된 곳일수록 이 현상이 많이 관찰됐다”며 “몸을 숨길 산호초가 기후 위기로 부족해져 나타난 결과”라고 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