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뉴스에서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법안을 표결하는 장면을 본 적 있나요?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에는 전자표결기가 설치되어 있어요. 의원들이 각자 앉은 자리에서 투표를 하면, 결과가 자동으로 표시되지요. 이처럼 전자기기를 활용해 투표하는 방식을 ‘전자 투표’라고 해요.
전자 투표에 활용되는 기계를 처음 고안해낸 사람은 바로 미국의 발명가 토머슨 에디슨(1847~1931)이에요. 당시 미국 의회에서는 투표 시간이 너무 길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서기가 의원의 이름을 부르면, 의원은 ‘예’ 또는 ‘아니오’를 외치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투표로 결정해야 할 사항이 점점 많아지면서, 의회는 투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전자기기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이 소식을 들은 에디슨은 1869년 6월 1일, ‘전자 투표 기록기’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받았습니다. 이는 에디슨이 처음으로 특허를 받은 발명품이지요.
전자 투표 기록기는 찬성(Yes)과 반대(No)를 뜻하는 두 개의 스위치와 금속 활자로 이뤄져요. 의원들이 의석마다 설치된 스위치를 돌리면, 전류가 만들어지며 금속 활자로 전기 신호가 전해져요.투표가 끝나면, 서기는 금속 활자 위에 화학적으로 처리된 종이를 놓고 인쇄합니다. 종이에 전류가 흐르면 색이 변하면서 누가 찬성 또는 반대를 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가 한눈에 드러난답니다.
하지만 에디슨의 기대와 달리, 투표 기록기를 본 미국 의회의 반응은 차가웠어요. 정치인들은 에디슨의 투표 기록기가 설치되면, 서로의 이견을 좁히는 과정인 토론 시간이 줄어들어 소수의 의견이 무시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자 투표 방식은 에디슨의 발명 후 100년이 지난 1973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실시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