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용접할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손잡이가 있는 봉투’라는 이름의 특허가 1965년 4월 27일 승인됐습니다. 스웨덴의 공학자였던 스텐 구스타프 툴린(1914년~2006년)이 낸 특허로,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손잡이가 있는 비닐봉지의 시초랍니다. 석유를 가공해서 만드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에틸렌을 이용해 만들어졌지요.
지금은 비닐봉지가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지만, 툴린이 처음 비닐봉지를 만든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대부분 종이봉투를 썼는데, 툴린은 수많은 나무를 베어 종이봉투를 만드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종이봉투보다 튼튼해서 오래 쓸 수 있고, 나무로 만들어지지도 않은 비닐봉지를 고안해 낸 거예요.
이후 비닐봉지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빠르게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잘 찢어지지 않고, 당시 종이봉투에는 없던 손잡이가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지요. 그러나 1990년대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가 불거집니다. 비닐봉지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땅에서 썩는 데 500년 정도 걸리거든요. 이에 곳곳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도 2022년 11월부터 편의점과 제과점 등에서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지요. 최근에는 비닐봉지의 편리함을 살리되 자연적으로 분해될 수 있는 친환경 소재의 비닐봉지도 개발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