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 시간의 길이가 때때로 다르게 느껴진 적 있어? 여기 어린이와 어른은 시간을 다르게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일리가 물어보고 올게!
Q. 어린이와 어른에게 똑같은 길이의 영상을 보여줬다고요?
헝가리 세멜바이스대학교 연구팀은 138명의 참가자들을 4~5세, 9~10세, 18세 이상의 세 연령대로 구분했어요.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같은 길이의 두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여준 후 어느 영상이 더 길게 느껴지는지 물었지요. 한 영상은 경찰이 도둑을 체포하는 등 다채로운 내용이 담긴 긴박한 분위기의 영상이었어요. 다른 영상은 캐릭터들이 반복적으로 노를 젓기만 하는 단조로운 영상이었고요.
Q. 실험 결과가 궁금해요.
4~5세 어린이는 사건이 다양하게 전개되는 영상을 단조로운 영상보다 길게 인식했어요. 반대로 어른은 단조로운 영상을 더 길게 인식했지요. 사건이 많을수록 어린이들은 영상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반면 어른은 사건이 적은 영상을 볼 때 손목 시계를 보는 등 시간을 가늠하는 행동을 했어요. 이를 통해 어린이와 어른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영상의 길이를 인식한다는 것을 발견했지요.
Q. 참가자들이 시간을 몸짓으로도 표현했다면서요?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팔을 벌려 체감하는 영상의 길이를 표현하도록 했어요. 확인 결과 9~10세 어린이와 어른의 대부분은 팔을 양옆으로 벌려 시간을 표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그런데 4~5세 어린이는 팔을 양옆이나 위아래로 벌리는 것과 같은 특정 표현을 선호하지 않았지요. 연구팀은 팔을 양옆으로 벌려 시간의 길이를 표현하는 것이 시간이 수평적으로 흐른다는 인식과 관련되어 있다고 분석했어요.
Q. 왜 나이에 따라 시간의 길이를 다르게 느끼나요?
연구팀은 어린이가 시간을 말하기 위해 사건에 의존하다가, 학교에 입학해 시간표를 따르는 등 절대시간● 개념에 익숙해지면서 시간을 추상적인 관념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어요. 헝가리 세멜바이스대학교 산드라 스토이치 연구원은 “몸 안에 시간의 길이를 측정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생물시계●는 없다”며 “앞으로 생물학적인 측면과 인지적인 측면에서 생물시계의 작용 원리를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용어 설명
●절대시간 : 외부 변화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정한 속도로 시간이 흐른다는 개념.
●생물시계 : 생물의 몸속에 있는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