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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한석봉 이야기> 어둠을 밝히는 비법은 자석?

 

 

 “오늘도 글씨가 왜 이렇게 삐뚤빼뚤하니?!”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한석봉의 초가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집 안에서 큰 소리가 울려퍼졌어요. 큰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석봉의 어머니였죠. 마침 꿀록 탐정이 집 앞에 도착하자 한석봉이 헐레벌떡 뛰쳐나와 맞이했어요.
 “탐정님, 와 주셨군요! 저 좀 살려 주세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한석봉의 엉망진창 글씨를 구하라

 “이제 더는 혼나기 싫어요. 어떻게 불도 없는 어두운 방에서 글씨를 잘 쓸 수 있냔 말이에요!”
한석봉은 한 손에 삐뚤빼뚤한 글씨가 적힌 종이를 들고는 울상을 지었습니다. 그간의 사연을 들은 꿀록 탐정은 혀를 차며 말했죠.


“어머니께서 당신이 글씨를 잘 쓰게 하기 위해 방의 불을 모조리 끈 채 글씨 연습을 시켰단 말이군요. 매일 밤 어둠 속에서 글씨 숙제를 시켜 결과물이 좋지 않을 때마다 야단을 쳤고 말이죠.”
꿀록 탐정이 딱하단 듯이 바라보자 한석봉의 낯빛이 더욱 어두워졌어요.


“어머니는 어떻게든 제 글씨 실력을 올리겠다며 방에 있는 촛불을 모조리 치워버렸습니다. 오늘같이 달빛도 전혀 없는 어두컴컴한 밤에는 조금도 보이지 않아서 당최 글씨를 쓸 수가 없어요. 어둠 속에서도 글씨를 잘 쓸 방법이 어디 없을까요…?”


꿀록 탐정은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참을 고민하다가 머리가 번뜩였어요.
“여기는 전기도 들지 않는 첩첩산중인데…. 아, 그렇다면 전기 없이 방을 밝혀야겠군요!”
한석봉이 어리둥절하며 되물었어요.


“예? 전기도 없고 불도 없이 어떻게 방을 밝힌단 말이죠?”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전기 없이도 불을 켜자!
전자기 유도

코일이 감긴 원통에 자석을 가져다 대면? 전기 코드를 연결하지 않았는데 전구에 불이 켜져요. 바로 ‘전자기 유도’ 현상 때문입니다. 전자기 유도는 자석이 코일 근처에서 움직이면, 따로 전지를 연결하지 않아도 순간적으로 코일에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말해요.


자석은 다른 자석을 끌어당기는 힘인 자기력이 있습니다. 자석은 주변에 자기력이 미치는 범위인 자기장을 만들어요. 마찬가지로 전류는 전기장을 생성하죠. 자기장과 전기장은 한 몸처럼 움직입니다. 자기장의 변화가 있으면 전기장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전류가 발생해요. 다만 자기장이 계속해서 바뀌어야 전기장도 바뀌며 전류가 생기기 때문에, 자석이 코일 근처에 있더라도 자석이 멈추면 전류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200년 전, 과학자들은 전기와 자기가 서로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1820년 덴마크의 물리학자 한스 외르스테드는 실험 도중 전기가 흐르는 도선 주위에 있던 나침반의 바늘이 움직이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생긴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죠.


1831년에는 영국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외르스테드의 실험을 재현하는 와중 이전과는 반대로 자기장이 변할 때 전기가 나온다는 사실, 즉 전자기 유도 현상을 알아냈어요. 이후에는 전기와 자기가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것도 알려졌죠.


전자기 유도 현상을 활용한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찍는 교통카드와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또한 전자기 유도를 이용합니다. 원자력 등의 발전소에서도 커다란 코일과 자석으로 대규모의 전자기 유도를 통해 다량의 전기를 발전시키죠.

 

 

 

통합과학 넓히기

달리기만 해도 전기차가 충전되는 도로가 있다?

2023년, 미국 디트로이트 주에 전기차가 달리면서 배터리 충전까지 한 번에 가능한 무선 충전 도로가 건설될 예정이에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전기차의 사용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 때문에 한 번에 주행하는 거리가 기존 자동차보다 짧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충전소는 주유소에 비해 드물고, 전기차를 한 번 충전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도 있지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회사 ‘일렉트리온 와이어리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로에 무선 충전 도로를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어요.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전선을 연결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올려놓기만 해도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것처럼, 무선 충전 도로를 통해 달리는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하겠다는 목표였죠.


일렉트리온 와이어리스가 만든 무선 충전 도로는 전자기 유도 현상으로 전기를 발생시킵니다. 무선 충전 도로 아래에는 구리 코일 판이 깔려 있습니다. 코일이 깔린 도로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자기장이 형성되며, 코일이 자성을 갖고 전자석●이 돼요. 이후 자기장이 생성된 도로 위를 전기차가 달리면, 전기차 바닥에 설치된 전자기 유도 장치에 유도 전류가 생겨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요.


일렉트리온 와이어리스는 작년엔 스웨덴에서 1.6km의 무선 충전 도로를 설치해 시험했어요. 일렉트리온 와이어리스는 “30km 이상의 대규모 무선 충전 도로를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라며 “무선 충전 도로가 확대될수록 세계적으로 전기차 도입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자석: 전류가 흐르면 자성을 갖고, 전류를 끊으면 자성을 잃는 자석.
 

 

 

에필로그

“이야! 정말 이런 산골에서도 전기 없이 불이 켜지잖아요?”
한석봉은 신이 나서 자석을 흔들며 불을 밝혔어요. 하지만 불을 밝히려면 자석을 계속 흔들어야 하기 때문에 글씨를 쓸 수 없었죠.
“탐정님, 어쩌죠? 일단 불은 켰는데 어차피 글씨를 쓸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예요….”
꿀록 탐정은 어머니께 혼날 한석봉을 안타깝게 여겼지만 이내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났어요.
“사실 실력 향상에는 어떠한 지름길도 없어요. 어두운 곳에서도 글씨를 잘 쓰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연습, 또 연습뿐이죠!” 

 

 

 

개념 퀴즈

자석이 코일 속에 정지한 상태에도 전기가 발생한다.
(    O   ,    X    )

2022년 1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동현 기자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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