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마녀들이랑 있어도, 푸푸랑 있어도 꼭 나만 모기에 물리더라? 냄새 때문인가 씻어도 보고, 체취를 감추는 향수를 뿌려도 보고 온갖 방법을 써도 나만 무는 모기!
안 되겠어! 대체 왜 나만 무는지 오늘은 모기를 만나 직접 물어봐야겠어.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해 주세요!
저는 이집트숲모기라고 해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아프리카를 주요 서식지로 하는 모기지만, 교통과 무역이 발달하면서 아메리카와 아시아까지 분포하게 됐어요. 뎅기열과 황열병, 지카바이러스 등을 퍼뜨리며 악명을 떨친 탓에, 백신 개발 등 다양한 연구에 단골로 참여하고 있죠. 이번에는 미국 록펠러대학교 신경과학 연구진이 3년 동안 우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피부에 있는 ‘카복실산’이 많은 사람일수록 모기에 잘 물린다는 것을 밝혀냈답니다.
카복실산이 뭐길래 모기를 끌어당기는 거죠?
카복실산은 탄소, 산소, 수소로 이뤄진 화합물로, 사람의 피지에도 존재해요. 피부에 사는 유익균들이 피지를 먹이로 삼아 먹어 치우는 과정에서 카복실산이 만들어지죠. 주목할 점은 카복실산이 독특한 냄새를 풍긴다는 사실! 카복실산의 양이 많을수록 발냄새나 치즈와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 이 냄새가 우리 모기들을 못 견디게 끌어당기는 거죠. 이 사실이 이번 실험으로 밝혀진 거예요.
실험은 어떻게 진행이 됐나요?
연구진은 64명의 지원자를 받아 3년 동안 같은 실험을 진행했어요. 먼저 참가자들의 팔에 나일론 스타킹을 씌워서 체취가 스며들게 했어요. 그리고 모기가 날아다니는 투명 플라스틱 통에 서로 다른 사람의 스타킹 조각 2개를 멀찍이 떨어뜨려 넣어 줬어요. 둘 중에 어느 쪽 스타킹에 모기가 더 많이 몰려드는지 체취와 함께 비교했지요. 그 결과, 모기가 가장 많이 몰린 스타킹과 가장 적게 몰린 스타킹 사이에 카복실산 양은 100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답니다.
이 연구 결과의 의미는 뭔가요?
3년 동안 지원자들이 먹은 음식과 사용하는 샴푸, 심지어 향수를 뿌려도 상관 없이 동일한 결과가 나왔어요. 이는 모기가 사람의 체취를 매우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카복실산이 많은 쪽을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연구진은 “특정 미생물이 모기를 끌어들일 수도 있기 때문에, 카복실산만이 유일하게 모기에 물리는 이유는 아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