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화석 분석 결과, 가족 공동체를 이루어 살았다니 궁금해졌어. 게다가 화석 중 일부는 아빠와 딸 관계로 밝혀졌다는 소식에 괜히 애틋한 맘이 들어 과거로 가 살펴보기로 했지. 네안데르탈인 가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어? 그런데 왜 이렇게 소란스러운 거야?
자기소개 부탁해!
나는 네안데르탈인 소녀야. 우리는 유럽을 중심으로 살다가 약 40만 년 전에 유라시아에 정착해서 약 4만 년 전에 멸종했다고 알려졌지. 내가 살았던 동굴은 러시아 알타이 산맥의 ‘차기르스카야’이고, 11구의 유해가 발견됐어. 여기서 가까운 ‘오클라드니코프 동굴’에서도 2구의 유해가 발굴됐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네안데르탈인 가족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된 건 처음이라고 해.
화석이 무더기로? 뭘 알아낸 거야?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는 우리가 5만 1000년 전~5만 9000년 전 사이에 살았으며, 유전자 분석 결과 서로 혈연 관계임을 밝혀냈어. 먼저 차기르스카야 동굴에서 발견된 11구의 유해 중 유전자의 50%가 일치하는 남자와 여자가 있었어. 바로 나와 우리 아빠지. 나머지 2명은 유전자의 25%가 일치해, 할머니와 손자 또는 이모와 조카 사이였음을 짐작케 했어. 이 결과로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 가까운 친족끼리 20명 이내의 소규모 집단 생활을 했다는 걸 처음 확인했어.
가부장제 사회였다는 것도 밝혀졌다며?
그건 아빠에서 아들로 유전되는 Y염색체 유전자보다, 엄마에게서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더 다양했기 때문이야. 이는 남자들은 대개 태어난 집단에서 죽을 때까지 지낸 반면, 여자들은 어른이 되면 다른 집단으로 시집을 가서 가족을 이뤘다는 뜻이거든. 그럼에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적 다양성은 극히 낮은 편이었어. 소규모 집단을 이루고 살다 보니, 유전자가 섞일 기회가 많이 없었던 거지. 이 사실은 오클라드니코프 동굴에서 발견된 2구의 유전자와 비교했을 때 확인할 수 있었어. 비록 다른 동굴이었지만, 유전적 다양성이 크지 않았거든.
네안데르탈인의 가족 구성이라니 신기하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잘 몰랐던 네안데르탈인의 가족 구성과 사회 형태를 처음으로 규명한 데 의의가 있어. 다만 표본이 무척 적은 탓에, 전체 네안데르탈인이 이렇게 살았을 거라고 단정해서는 안돼. 앞으로 다른 공동체의 네안데르탈인 화석들도 분석해, 네안데르탈인의 사회를 더 자세히 밝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