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이나 자동차 때문에 깜짝 놀랄 일이 없어질지 몰라요. 미국 보스턴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비백 고얄 박사 연구팀이 그림자로 모퉁이 뒤 물체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개발했거든요.
연구팀은 잠수함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장치인 잠망경의 원리를 이용했어요. 잠망경 안에는 두 개의 거울이 있어요. 잠수함 밖에 있던 물체에서 반사된 빛은 잠망경 속 두 거울에 차례로 반사돼 우리 눈에 들어오지요. 연구팀은 거울 대신 벽을 이용했어요.
먼저, 흰 벽 앞에 LCD 모니터와 디지털카메라를 나란히 세웠어요. 카메라에 모니터 화면이 비치지 않도록 카메라와 모니터 사이에 칸막이를 놓았지요. 또 모니터 앞에 특정한 크기의 불투명한 물체를 둔 뒤, 벽에 비친 형상을 카메라로 찍어 사진을 컴퓨터로 분석했어요. 사진 속에서 흰 벽에 반사돼 흩어진 빨강, 파랑, 초록빛을 찾아 하나로 합친 뒤 모니터 속 이미지를 추측했지요. 모니터 앞에 세워둔 물체는 빛이 얼마나 흩어졌는지, 어떻게 재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로 사용됐답니다. 컴퓨터가 이미지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48초였어요.
연구를 이끈 고얄 박사는 “컴퓨터의 성능이 좋을수록 물체를 재현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