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취!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재채기가 나왔어. 그런데 나 말고 어디선가 또 재채기를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 같은데, 누구지? 설마 해면이 재채기를 한 건가?
안녕! 자기소개 해주세요.
저는 ‘아플리시나 아르케리(Aplysina archeri)’예요. 카리브해에 사는 튜브 모양의 해면이지요. 해면은 바다에 사는 생물로 부채꼴 모양 등 다양한 생김새의 해양 동물입니다. 애니메이션 <;네모네모 스펀지밥>;의 실제 모델이죠. 8월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생물다양성과생태계역학연구소 야스퍼 드 괴이즈 교수팀은 아플리시나 아르케리를 포함한 해면이 재채기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재채기를 한다니! 어떻게 알아냈죠?
연구팀은 아플리시나 아르케리의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해 해면의 작은 구멍들인 소공이 수축하며 점액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마치 사람이 재채기를 하면 콧물이 나오는 것처럼요. 해면은 원래 구멍을 통해 물을 흡수한 뒤 유기물●을 추출해 먹이 섭취를 해요. 그리고 다른 구멍인 대공으로 다시 물을 배출해요. 연구팀은 흡수한 물질 중 필요 없는 물질이 해면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재채기로 배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배출한 물질은 어디로 이동하나요?
해면이 배출한 점액은 해면 표면에 쌓여요. 이때 해면은 조직을 수축시켰다가 원래 크기로 돌아오면서 점액을 해면으로부터 떨어뜨려요. 관찰 결과, 해면의 점액은 바다 동물들을 위한 먹이가 되었어요. 해면과 달리 다른 동물들은 물속에서 유기물을 추출해 섭취하는 것이 어려운데, 해면이 점액을 만든 덕분에 동물들이 점액 속에 있는 유기물을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거죠.
이 연구로 무엇을 더 알아낼 수 있을까요?
괴이즈 교수는 “많은 과학자들이 해면은 매우 단순한 유기체라고 생각하는데, 재채기라는 현상을 통해 해면이 자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재채기가 해면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발달한 능력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영상을 통해 해면에서 나온 점액이 일정한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의 원인에 대해서 더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