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아이폰에 전화가 걸려오자, 기본 벨소리가 영롱하게 울려 퍼집니다. 실로폰 소리 아니냐고요? 생김새도 소리도 실로폰과는 조금 다른 이 소리의 정체는 바로 마림바랍니다. 실로폰과 마림바, 어떻게 다를까요?
실로폰 실로폰은 두드리면 소리를 내는 ‘톤바’가 길이순으로 배열된 타악기입니다. 실로폰은 최초로 만들어진 시기가 기원전으로 추정될 정도로 오래된 악기예요. 실로폰(xylophone)의 이름은 고대 그리스어로 ‘나무에서 나는 소리’라는 말에서 유래됐어요. 처음에 실로폰은 나무로 만들어졌거든요. 실로폰은 톤바의 길이가 길수록 소리가 낮고, 나무의 종류에 따라서 음색이 달라집니다. 단단한 나무로 만든 톤바는 부드러운 나무로 만든 톤바보다 밝은 소리가 나고 울림이 더 길어요. 20세기 후반부터는 나무 대신 유리섬유 같은 재료도 톤바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톤바를 두드리는 채는 말렛이라고 불러요. 말렛의 동그란 머리 부분은 나무나 고무 등으로 만듭니다. 부드러운 소리를 내기 위해 말렛의 머리를 천 등으로 감싸는 경우도 있죠. 실로폰 연주자는 보통 양손에 말렛을 하나씩 들고 연주하는데, 더 풍성한 소리를 내기 위해 주먹 쥔 손가락 사이로 채를 두 개씩 끼워 총 네 개의 말렛으로 연주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는 실로폰은 실로폰이 아니다?!
학교 음악 시간에 쓰는 실로폰은 나무가 아니라 금속으로 된 것이 대부분이에요. 실로폰과 매우 닮았지만 사실 ‘글로켄슈필’이라고 부르는 악기죠. 글로켄슈필은 실로폰보다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쉽고 더 높은 음역의 소리를 냅니다. 1922년에는 글로켄슈필과 비슷하지만, 금속으로 된 울림통을 달아 소리를 증폭시킨 ‘비브라폰’이라는 악기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마림바 마림바는 아프리카에서 유래된 악기로, 어떤 물체가 쌓여 있다는 뜻의 ‘마’와 하나의 음을 내는 타악기를 부르는 ‘림바’가 더해진 단어입니다. 음을 내는 악기가 여러 개 붙어 있다는 뜻이에요.
실로폰과 마찬가지로 마림바도 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말렛으로 톤바를 두드리는 연주법도 같죠. 하지만 마림바는 톤바 밑에 달린 울림통이 실로폰보다 더 발달했으며, 보통 악기 크기도 좌우로 더 커서 많은 음정을 연주할 수 있어요. 톤바 길이도 실로폰보다 대체로 더 깁니다. 그래서 실로폰은 날카롭고 명확한 음색을 내지만, 마림바는 실로폰보다 음역이 더 낮으며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를 내요.
현재 마림바는 아프리카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널리 퍼져 쓰이고 있어요. 오케스트라 연주뿐 아니라 각 지역의 민속 음악에 녹아들었죠. 콜롬비아 남태평양 연안 지역의 마림바 음악은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