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떠 있는 꽃’ 하면 떠오르는 식물은? 바로 수련과 연꽃이에요. 서로 같은 식물 아니냐고요? 수련과 연꽃은 사는 곳뿐 아니라 A 비슷하게 생겼지만, 잎과 꽃을 자세히 관찰하면 차이점을 알아볼 수 있답니다.
수련
수련은 연못이나 얕은 물에 사는 수생식물이에요. 물 아래 땅바닥에 뿌리가 박혀 있고, 줄기와 연결된 잎과 꽃은 물 위에 떠 있죠. 일반적으로 수련의 잎은 잎 중앙을 향해 V자 모양 홈이 파인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크기가 20cm 정도입니다.
수련의 꽃은 보통 낮에만 피어 있고, 밤이나 흐린 날에는 꽃잎이 오므려져 닫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밤에 잠을 자는 연꽃이라는 뜻으로 ‘잠자다 수(睡)’라는 한자를 붙여 수련이라고 이름을 지었지요. 그리고 꽃의 암술이 밖으로 크게 발달해 열매가 밖으로 보이는 연꽃과 달리, 수련은 암술이 꽃 안쪽 깊숙한 곳에 있어 열매를 보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물에 떠 있는 수련의 모습이 작고 예뻐서 연못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지만, 엄청나게 거대한 수련도 있어요.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빅토리아수련은 세계에서 가장 잎이 큰 식물로, 그 지름이 최대 3m에 달하며 그 위에 어린아이가 누워도 잎이 가라앉거나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답니다!
수련을 사랑했던 작가, 모네
19세기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는 한 가지 주제로 꾸준히 그린 작품이 많습니다. 건초 더미나 루앙 대성당 등을 주제로 시간과 계절에 따라 빛이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냈죠. 이후 모네는 19세기 후반부터 자신의 정원 연못에 떠 있는 수련을 계속 그리기 시작했어요. 모네는 192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무려 250여 점의 수련 작품을 남겼답니다.
연꽃
연꽃도 수련처럼 물속 땅바닥에 뿌리를 내린 식물이지만,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면 수련과 다른 점이 많습니다. 수면에 바짝 붙어 있는 수련 잎과 달리, 연잎은 보통 물 밖으로 잎줄기가 올라와 있고 잎의 크기도 약 50cm로 훨씬 큽니다. 게다가 연잎은 표면에 소수성● 물질로 덮인 미세한 돌기가 있어 물에 젖지 않아요. 연잎 위에 물방울이 떨어지면 또르르 굴러떨어지죠.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 재료로 익숙한 연근은 바로 연꽃의 줄기예요. 연근뿐 아니라 연밥(열매), 연잎과 연뿌리 모두 음식이나 약재로 두루 쓰입니다.
연꽃 씨앗은 매우 단단하며 싹을 틔우지 않고도 오랜 시간을 견딥니다. 지난 2009년, 경상남도 함안군의 고대 유적 발굴현장에서 발견된 연꽃 씨앗은 분석 결과 약 700년 전 고려 시대의 것으로 밝혀졌어요. 연구자들은 이 씨앗이 살아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늪지에 싹을 틔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피어난 분홍빛 연꽃에는 ‘아라홍련’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소수성 : 물과 쉽게 결합하지 않는 성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