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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캐릭터에 움직임을 불어넣다! 모션 캡처 스튜디오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움직임이 살아있는 것처럼 자연스럽다고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지난 5월 17일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게임 ‘배틀그라운드’,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캐릭터 움직임을 모션 캡처로 만든 기업 이엠피이모션캡쳐를 방문해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봤습니다!

 

캐릭터에 생동감을 주는 모션 캡처
“헉, 제 엉덩이에 꼬리가 생겼어요!”
검은색 쫄쫄이 옷처럼 생긴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기자가 몸을 움직이자, 화면 속에서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응냥이’가 똑같이 움직였습니다. 사람의 움직임을 가상 캐릭터의 움직임에 적용하는 모션 캡처를 직접 체험하는 순간이었죠.


체험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건네받은 슈트는 ‘여기에 몸에 들어갈까?’ 싶을 정도로 작았어요. 안간힘을 써서 지퍼를 올리고 나온 뒤에는 벨크로로 된 마커를 몸에 잔뜩 붙였습니다. 스튜디오 천장 사방에 둘러져 있는 25대의 카메라가 모션 캡처 슈트에 달린 마커들의 위치를 인식해 움직임 데이터를 만들거든요.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 한가운데에 서자, 똑바로 서서 양팔을 수평으로 벌린 T 포즈를 요청받았습니다. 이어서 몸을 돌려가며 모든 마커의 위치 정보를 카메라에 인식시켰어요. 곧이어 화면에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캐릭터를 보고 놀란 모습을 하자 고양이도 같이 놀랐죠. 기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고양이 캐릭터의 움직임에 적용한 거예요. 고개나 어깨를 살짝 기울이는 미세한 움직임부터 스튜디오를 뛰어다니고 높이 점프하는 등 격한 움직임까지 어색함 없이 화면에 담겼습니다.


모션 캡처 기술은 주로 가상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연출하기 위해 활용됩니다. 이엠피이모션캡쳐 김진식 대표는 “캐릭터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풍성할수록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전에는 모션 캡처 콘텐츠가 게임이나 영화, 애니메이션에 주로 쓰였지만, 지금은 아이돌 그룹 무대 같은 엔터테인먼트나 광고 영상에도 두루 활용된다”고 말했어요. 이어 “해외에서는 스포츠 선수의 훈련이나 재활 치료의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모션 캡처를 촬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모션 캡처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서는 엔지니어와 모델러, 애니메이터 등 다양한 사람들의 협업이 이루어집니다. 김진식 대표는 “먼저 어떤 움직임을 모션 캡처로 촬영할지 정한 후, 그 장면과 동작에 어울리는 배우를 섭외해 촬영한다”고 설명했어요. 카메라가 배우의 몸에 부착된 마커의 움직임을 추적해 3차원 좌표 데이터로 만들면, 마커의 위치 정보를 이어 붙여서 ‘본’이라고 하는 뼈대를 만듭니다. 오현석 엔지니어는 “도구나 구조물 등을 활용해 표현하려는 장면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초기 데이터가 잘 생성될 수 있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배우와 캐릭터의 신체 비율이 다르므로 팔 길이 차이, 관절이 꺾이는 각도 등의 수치를 더하거나 빼서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보정한다”고 말했어요.


뼈대를 구성한 이후에는 캐릭터에 어울리게 동작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을 거칩니다. 옥은호 애니메이터는 “괴물이나 좀비 등 현실에 없는 존재의 움직임을 표현할 때는 특히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건강한 성인의 움직임 외에도 어린이, 노인, 동물 등 다양한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해 작업에 참고하는 편”이라고 설명했어요.


실제로 움직일 캐릭터의 외형은 모델러가 만들어요. 정수안 모델러는 “모션 캡처로 쓰이는 캐릭터는 기존 애니메이션에 비해 동작이 크고 다양하기 때문에, 관절이나 움직임이 큰 부위에는 폴리곤● 수를 조절해 캐릭터의 모양이 깨지지 않도록 신경 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생명력이 생긴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고도 덧붙였지요.

●폴리곤: 3D 그래픽을 표현할 때 기본 단위가 되는 삼각형 면.

 

 

 

●인터뷰

이엠피이모션캡쳐(주) 김진식 대표, 정수안 캐릭터 모델러, 옥은호 애니메이터, 오현석 엔지니어

“모션 캡처로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Q직접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액팅을 해보신 적 있나요?
옥은호 자주는 아닌데, 배우분들과 일정이 안 맞는 경우나 개인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작업이 있으면 직접 촬영하기도 합니다.


김진식 이건 다른 직원분들도 모르는 비밀인데, 지금까지 제가 직접 슈트를 입고 촬영한 적이 한 번도 없답니다.

 

 Q재미있었거나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김진식 7명이 등장하는 BTS의 안무 작업을 했는데, 인원수가 많아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인원이 많아지면 이동하면서 카메라와 마커 사이가 가려지기 쉬워 촬영 난이도가 높아지거든요. 게다가 댄서분들 중 한 명도 실수하지 않고 끝까지 춤을 추는 건 정말 쉽지 않았어요.


옥은호 이곳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좀비를 작업한 적이 있는데, 기존 영화나 게임에는 느릿느릿 걸어 다니는 좀비도 있고 힘차게 뛰어다니는 좀비도 있어서, 저는 어떤 모습으로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했어요. 결국 모션 캡처 기술의 장점을 살려 격하게 움직이는 좀비가 탄생했습니다.

 

 Q모션 캡처를 만들고 싶다면 무엇을 공부해야 하나요?
정수안 평소에 사람의 생김새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좋습니다. 눈가 주름이나, 귀의 위치 등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모습과 실제 사람의 모습을 비교하면 차이가 크거든요.


오현석 컴퓨터 공학, 코딩을 공부해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떤 종류의 지식이라도 작업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친구를 사귀어 두는 것도 좋아요.


김진식 촬영에 쓰이는 프로그램이나 광학 장비 등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해외에 있는 참고 자료를 찾아보려면 외국어도 잘하는 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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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병구 기자 기자
  • 도움

    김진식 대표
  • 도움

    정수안 모델러
  • 도움

    옥은호 애니메이터
  • 도움

    오현석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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