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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최첨단 액션 히어로 ‘아이언 맨’이라고 해! 내 주특기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악당을 물리치는 것이지. 그런데 요즘은…, ‘배트맨’, ‘슈퍼맨’ 등등 슈퍼 히어로들이 넘쳐나서 일거리 얻기가 쉽지 않아졌어. 나는 이러다 실업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새로운 능력을 계발하기로 했지. 사건이 발생한 다음에 사람들을 구하는 게 아니라, 사고를 미리 막는 거야! 2월 1일자 ‘어린이과학동아’를 본 친구들이라면 올겨울 눈 폭탄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겠지? 전세계에 폭설, 폭우 같은 기상이변이나 쓰나미 같은 해양 재난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요즘 같은 때, 그런 정보들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누구보다 먼저 사람들을 도울 수 있거든.


마침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통신, 해양, 기상 관측 기능을 동시에 지닌 인공위성 ‘천리안’을 만들었다고 해서 조수를 시켜 관련 자료를 싹싹 긁어모았지. 이것만 있으면 지구는 내가 도맡아 지킬 수 있게 되는 거야! 자, 어떤 기술인지 내가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에게만 살짝 알려 줄게!
 

자연 재해? 내 손안에 있소이다!

맑을 거라던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조금 온다던 눈은 산더미처럼 쌓여 큰 피해를 주는 등 기상이변이 계속되고 있어. 특히 올해 2월엔 미국과 유럽에 폭설과 홍수가 몰아 닥쳐서 수많은 피해가 났지. 이뿐만 아니야. 여름 바다에 찾아오는 불청객, 적조를 알고 있니? 바다생물인 플랑크톤이 갑자기 많아져서 바닷물의 색이 붉게 변하고 산소가 줄어들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무시무시한 현상이야. 이런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늘과 바다를 꼼꼼하게 관찰해서 변화를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이를 위해 만들어진 게 바로 달처럼 지구 주위를 돌면서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이야. 하는 일에 따라 통신, 기상, 해양, 군사위성 등 여러 종류가 있지. 또한 지구를 도는 궤도의 높이에 따라 저궤도, 중궤도, 정지궤도 위성으로 나눌 수도 있어. 저궤도 위성은 보통 200㎞ ~ 2000㎞, 정지궤도 위성은 약 3만 6000㎞나 되는 높이에서 지구 주변을 돈단다. 한국은 우리별, 무궁화, 아리랑위성 등 지금까지 총 12개의 위성을 발사했어.


눈과 귀가 밝은 맞춤형 수호천사

이번에 한국에서 만든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은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에 신속히 대응하고, 더욱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게 만든 한국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이라고 해. 통신, 해양 관측, 기상 관측등의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만든 위성통신 장비를 비롯한 해양·기상 관측 장치도 함께 실려 있지. 그만큼 규모도 커서, 오는 5월 나로 호에 실려 발사될 예정인 과학기술위성 2호보다 25배나 무거운 2.5톤이나 된대. 개발 기간도 무려 7년이나 걸렸다는군.


그런데 정지궤도는 또 무슨 얘기냐고? 그리고 그 높은 곳에서 어떻게 내려다보냐고? 사실 나도 그게 궁금해. 나한테도 꼭 필요한 능력이거든.

 


극궤도로 돌까, 정지궤도로 돌까?

인공위성은 지구 주위를 도는 방법에 따라 크게 극궤도위성과 정지궤도위성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극궤도위성은 지구의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지구 주위를 돌고, 정지궤도위성은 지구 적도면을 따라 돈다.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하는데, 극궤도위성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지구 전체를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정지궤도위성은 지구가 자전하는 방향과 같은 방향과 *주기로 회전하기 때문에 한 곳을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지구에 있는 사람이 보면 마치 정지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서 밤에 보면 별처럼 보인다.


*주기 : 한 번 갔다가 돌아오는 운동을 할 때 걸리는 시간.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는다!

정지궤도위성이 하늘에 떠 있는 높이는 무려 3만 6000㎞! 이 높이에서 하늘의 구름과 바다를 관찰하려면 인공위성의 ‘시력’이 좋아야 한다.


또 지상으로부터 오는 명령을 놓치지 않도록 ‘청력’도 좋아야 한다. 그래서 천리안에는 3만 6000㎞ 상공에서 각각1㎞와 500m의 길이를 식별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가 실려 있다. 또한 어느 자세에서도 지상에서 오는 명령을 들을 수 있도록, 위성의 위아래에 각각 180° 범위에서 오는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안테나도 달려 있다.


 

 

*탑재체 : 인공위성의 임무를 위해 설치된 장비.




1인 3역, 못 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

지구 전체를 관찰하려면 극궤도 위성을, 특정한 지역만 계속 관찰하려면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해야 한다는 말이구나.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이 어떻게 바다와 구름의 변화를 관찰하는지, 함께 장치된 통신 탑재체는 또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볼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안전한 위성통신

천리안 위성에 실린 원반 모양의 안테나와 각종 통신 장비는 100% 한국 기술로 만들었다. 정지궤도위성은 한 자리에 떠 있기 때문에 위성방송이나 통신 중계에 유용하게 쓰이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이 만든 통신 장비가 우주에서 잘 작동하는지 시험할 수 있게 됐다.


1초 동안 전파가 진동하는 횟수인 주파수가 높으면 용량이 큰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데, 통신 탑재체가 사용하는 주파수 영역은 *20~30㎓나 된다. 이 정도 주파수 용량이면 보통의 방송보다 4배 이상 선명한 고화질 HD 방송, 3D 영상 등의 정보를 무리 없이 전송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재해가 발생해서 지상 통신망이 작동하지 않게 됐을 때 그 기능을 대신할 수도 있다.

*1㎓ : 1초당 10억 번 진동한 것.



밤에도 찰칵찰칵, 기상 관측

천리안 위성에 설치된 카메라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물론, 적외선으로 지구를 볼 수 있기 때문에, 24시간 하늘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지상에 있는 기지에서 전파로 명령을 보내면, 명령에 따라 위성이 볼 수 있는 지구 전체 또는 한반도의 자세한 기상 상태를 관찰하게 된다.
한국은 산이 많아 지형에 영향을 받은 갑작스러운 기상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런데 천리안 위성은 최대 8분에 한 번씩 날씨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위성을 통해 30분에 한 번씩 기상 정보를 받는 지금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날씨 변화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색깔만 봐도 척척, 해양 관측

바다의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면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천리안 위성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색을 관찰해 어디에 물고기의 먹이가 많은지, 오염 물질이 흘러 들어가고 있는지 알려 준다. 예를 들어 식물성 플랑크톤인 클로로필이 많으면 바다의 푸른 색이 더 강해지고, 적조가 발생하면 물이 붉은 갈색으로 변한다.


지금까지의 해양관측 위성들은 주로 지구 전체 바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극궤도위성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하루에 한 번밖에는 특정 지역의 바다를 관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지궤도 위성은 하루 여덟 번이나 한 지역의 바다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순간순간 변하는 바다를 속속들이 알 수 있게 된다.
 

 

 


슈퍼 히어로를 뛰어넘는 강인한 체력과 인내력!

음…. 이거 만만치가 않겠는걸? 8분마다 한 번씩 사진을 찍고 하루 여덟 번이나 바다색을 관찰한 다음, 방송이나 통신 신호까지 전달해 주려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겠어. 게다가 우주에서 이런 작업을 하려면 수많은 훈련을 거쳐야 하고, 발사된 다음에는 제자리를 찾아 긴 여행을 해야 한다고?


어떤 환경 변화에도 끄떡 없다!

한 번 발사 된 인공위성은 고장나도 수리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발사하기 전 까지 모든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완벽하게 시험해 봐야 한다. 천리안 위성은 설계를 마친 다음 하나하나 실험을 하면서 조립되었다. 그리고 위성이 다 만들어진 다음에는 각 부분의 동작을 다시 확인했고, 발사할 때의 환경과 우주 환경에 대한 시험까지 거쳤다.


위성은 로켓이 발사될 때 중력 가속도의 6배나 되는 큰 힘을 받게 된다. 또, 2단 로켓에서 분리될 때까지 최대 초당 9㎞의 속도로 날아가면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엔진 소리보다 3배나 큰 소리 충격을 받는다. 이런 진동을 잘 견딜 수 있는지, 충격을 받은 다음에도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시험을 거친 다음에는 영하 190℃에서 영상 150℃까지 변하는 열진공챔버에서 시험을 받게 된다. 밤낮으로 기온 차가 큰 우주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확인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우주로 나갈 준비 완료!

 

 












 

정지궤도까지! 2주간의 긴 여행

현재 모든 준비를 마친 천리안 위성은 지구 반대편 남아메리카 대륙의 ‘기아나’라는 작은 나라의 쿠르 우주센터로 옮겨져 5월로 예정돼 있는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천리안 위성은 최대 9.6톤이나 되는 무게를 하늘위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하게 된다.


로켓이 발사되면 250㎞ 상공에서 발사체와 분리되고, 럭비공 모양의 타원 궤도를 돌게 된다. 그러다 럭비공의 뾰쪽한 부분인 ‘원지점’에 다다르면 연료를 내뿜어 조금씩 큰 궤도를 그리며 돌게 된다. 이런 과정을 세 번 반복하면 드디어 고도 3만 6000㎞ 상공에서 원형 궤도를 돌게 된다. 이 때까지 약 2주가 걸린다.



 


정지궤도까지 가는 데만 2주가 걸린다고? 그럼 정보가 필요할 때 나도 2주나 걸려 위성까지 직접 가야 하나? 사고가 생기면 바로 나타나서 해결해 줘야 하는데….


에휴~. 지구 환경을 감시하고 지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구나. 그래도 방법은 있지! 한국의 천리안 위성이 전해 주는 관측 정보들은 일반인들도 인터넷을 이용해 받아볼 수 있다고 하거든. 그 정보들을 받아서 사고가 생기기 전에 배트맨이나 슈퍼맨보다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는 거야!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이 사실은 다른 슈퍼 히어로들에게는 비밀이야! 빨리 천리안 위성이 발사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천리안 위성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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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도움

    양군호 그룹장
  • 도움

    유주형 책임연구원
  • 도움

    이성팔 책임연구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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