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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냥과학] 반려견의 풍부한 표정, 비결은 사람 닮은 얼굴 근육?

 

 

개는 간식을 먹고 싶을 때 간절한 표정을 지어요. 집안을 어지럽히는 사고를 쳤을 때는 눈을 크게 뜨며 억울한 표정도 짓지요. 이처럼 개가 풍부한 표정으로 사람과 잘 소통하는 이유는 개의 얼굴 근육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4월 5일 미국 듀케인대학교 생물인류학과 앤 버로스 교수팀은 개의 얼굴 근육이 사람 얼굴 근육과 닮아 ‘속근’이 많다고 발표했습니다. 속근은 빠르게 수축해 특정 신체 부위를 신속하게 움직이는 근육이에요. 사람은 얼굴에 속근이 많아 눈썹을 치켜 올리는 등 느낀 감정을 바로 표정으로 드러낼 수 있지요. 

 

 


연구팀은 개와 늑대의 얼굴 근육을 비교해서 개 얼굴의 특징을 확인했어요. 개는 약 3만 년 전 인간이 야생 늑대 중 일부를 선택해 기르고 번식시키면서 늑대에서 개로 진화했다고 추정돼요. 연구팀은 개와 늑대가 유사한 점이 많지만, 사람과의 소통에 큰 차이가 있는 이유는 표정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표정을 만드는 근육을 살펴보기로 한 거죠.


연구팀은 늑대와 개의 얼굴 근육 중에서 입 주위 근육과 광대 주위 근육을 비교했어요. 이 근육들은 사람이 표정을 지을 때 주로 사용하는 것들이죠. 근육을 잘 구별하기 위해 이 근육들의 조직을 모두 염색한 뒤, 사진을 촬영하여 전체 근육 중에 속근의 비율을 알아냈어요. 


분석 결과, 개의 속근은 전체 얼굴 근육 중에 적게는 66%에서 많게는 95%를 차지했어요. 반면에 늑대의 속근은 전체 얼굴 근육 중 약 25%에 불과했지요. 개가 늑대보다 속근의 비율이 높은 덕분에 사람과 의사소통을 더 잘 할 수 있었던 거죠. 한편, 늑대는 개보다 오랜 시간 수축을 유지할 수 있는 ‘지근’이 많았어요. 지근은 빠른 움직임이 어려워 다양한 표정을 짓기 어려운 근육이지만, 긴 울음소리를 내는 하울링을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죠.


버로스 교수는 “인류가 개 중에서 자신과 비슷한 표정을 가진 개를 선택해 기르고 그 개들과 함께 살았을 것”이라며, “그 개들을 따로 번식시키다 보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개의 근육이 사람과 비슷한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더 빠르게 진화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2년 1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장효빈 기자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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