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술 시범을 보여주는 도마뱀. 도마뱀들은 위급 상황에 민첩하게 꼬리를 잘라내 도망친대! 어떻게 꼬리가 잘 붙어 있다가 위급할 때만 쏙 빠지는 거지? 과학마녀 일리가 도마뱀을 만나서 물어봤어!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하세요. 저는 위기의 순간에 꼬리를 잘라 도망치는 도마뱀이에요. 저를 잡아먹으려는 포식자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죠. 제 꼬리는 평소에는 몸에 잘 붙어있다가 위급 시 몸에서 툭 떨어뜨릴 수 있어요. 미국 아부다비뉴욕대학교 생체공학과 송용억 교수팀은 도마뱀과 도마뱀붙이 3종을 조사해 꼬리가 어떻게 특정 상황에서만 잘 끊어지는지에 관한 연구 결과를 2월 17일에 발표했죠.
꼬리는 어떻게 생겼어?
연구팀은 도마뱀의 꼬리가 잘린 단면을 확인했어요. 확인 결과, 꼬리 쪽에서 플러그처럼 생긴 구조를, 몸통 쪽에서 콘센트처럼 쑥 들어간 구멍과 같은 구조를 발견했죠. 이 꼬리 근육과 몸통 근육이 서로 붙어 있는 거죠. 연구팀이 꼬리의 튀어나온 부분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관찰했더니, 여러 개의 돌기가 있었어요. 돌기마다 윗부분에 아주 작은 구멍들이 가득했지요. 연구팀은 도마뱀의 꼬리를 모방한 실험장치를 만들어서 꼬리와 몸통이 어떻게 잘 붙어 있는지 확인했어요.
도마뱀의 꼬리는 평소엔 어떻게 잘 붙어있어?
연구팀은 유리로 만든 몸통 부분에 실리콘 패치로 만든 꼬리 부분을 붙였어요. 도마뱀 꼬리 단면 돌기에 있는 구멍의 체액을 모방하여 실리콘에 구멍을 내고 물을 넣었죠. 그 결과 몸통 부분과 꼬리 부분의 접착력이 높아진 걸 확인했어요. 작은 구멍과 물 사이의 ‘모세관 현상’ 때문이에요. 액체와 관이 서로를 당기는 응집력이 생겨서 도마뱀 꼬리 단면 돌기에 있는 구멍이 꼬리와 몸통이 잘 붙어 있도록 한 거죠.
그렇다면 도마뱀은 꼬리를 어떻게 떼어내?
연구팀은 도마뱀들의 꼬리를 잡아당기며 고속 카메라로 찍어 꼬리가 빠지는 과정을 확인했어요. 연구팀이 도마뱀의 꼬리 전체를 손에 쥐었을 때는 도마뱀의 꼬리가 단단히 붙어 있었어요. 그러나 꼬리의 끝부분을 잡았더니 도마뱀이 꼬리를 옆으로 구부려서 떨어뜨렸습니다. 도마뱀이 위험할 때만 꼬리를 비틀어 잘라내는 거죠. 연구팀은 “이 연구를 붕대처럼 적당한 접착력이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