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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부터 8월 6일까지 한국과학문화재단과 극지연구소, 환경운동연합, KBS가 공동 주최한 ‘1.5℃ 다운 그린캠프’ 가 북극다산기지와 영국 런던에서 열렸어요. 지구온난화 때문에 녹고 있는 북극의 빙하를 체험하고 지난 100년 동안 1.5℃나 오른 우리나라의 온도를 낮출 해법을 찾아 본 캠프였지요. 김지선(경기 의정부서초 6년) 친구가 이 캠프에 다녀온 뒤 들려준 북극체험기를 정리했어요.
 




안녕~, 나는 김지선이라고 해. 청소년기후대사로 뽑혀 지난 여름 세계 8개국 언니, 오빠들과 함께 북극을 탐사하고 돌아왔어. 시원한 북극에서 빙하를 실컷 보고 왔을 테니 최고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왔을 것 같다고? 탐사를 떠나기 전에는 나도 같은 생각이었어. 하지만 북극에 도착하기 직전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빙하의 모습은 뭔가 이상했어. 날카로운 무언가로 긁어 낸 듯이 한 가운데가 깊이 파여져 있는 빙하가 보이니? 무엇이 빙하에 이런‘ 상처’ 를 남긴 걸까?

1년 만에 얼음이 모두 녹아 버렸어

북극 다산기지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빙하를 본다는 생각에 기분이 마냥 들떴어. 바람이 차갑기는 했지만 바다 위에 둥실 떠다니는 여러 가지 모양의 하얀 얼음 덩어리들이 멋져 보였지. 항해사 아저씨가 얼음 덩어리를 피해 조심조심 보트를 조종하느라 힘들어 보였지만 말야. 갑자기함께 보트를 타고 있던 극지연구소 강성호 박사님이 뭔가를 발견한 듯 심각하게 말했어.
“여러분,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에 나타난 여러분의 위치를 한번 보세요. 이 배는 지금 얼어붙은 빙하 위를 지나고 있어요.”
엥? 무슨 말씀인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어. 지금 보트가 바다 위를 달리고 있는데 빙하 위라니? 모두들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강 박사님이 설명을 이어갔어. “GPS의 지도 정보는 지난해 여름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어요. 1년 전만 해도 이 곳은 꽁꽁 얼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빙하가 이렇게 빨리 녹고 있을 줄이야…. 모두들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어. 수십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얼음벽을 탐사하는 동안 몇 분에 한 번 꼴로‘우르릉’소리를 내며 얼음이 쏟아져 내렸어. 그 밑에는 살점이 떨어져 나간 듯 새하얀 얼음이 어지럽게 흩어졌지.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세계 대도시의 70%가 물에 잠기고 생물의 30%가 멸종한다는데…. 북극에서 그 현장을 직접 보니 두려운 마음이 들었어.

빙하가 바위섬에 남긴 상처

최근 2년 사이에 빙벽이 200m 정도 줄어든 것 같아요.”
항해사 크리스토퍼 아저씨가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는지 설명했어. 크리스토퍼 아저씨는 이 곳에서 15년을 살았고 5년째 보트를 몰고 있대. 아저씨는 빙벽 앞에 있는 섬에 우리를 내려 주었지. 그리 크지 않은 바위섬이었는데 섬은 모자를 눌러 쓴 듯 커다란 얼음덩이를 이고 있었어. 바위 같은 얼음덩이에 가까이 가 보니 자잘한 얼음 조각들이 우박처럼 계속 떨어지고 있었고.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한 가지! 크리스토퍼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이 섬은 2년 전에 새로생겼다는 거야. 무슨 말이냐고? 이 섬은 적어도 수 천 년 동안 빙하에 덮여 있었는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모습을 드러냈대.
강 박사님은 발밑의 바위를 가리키며 빙하가 남긴 흔적을 보라고 하셨어. 바위는 하얗게 긁힌 자국으로 뒤덮여 있었어. 빙하가 녹아 떨어져 나가며 바위에 남긴 상처래. 우리는 모두 바위에 앉아 빙하에 긁힌 자국을 쓰다듬었어. 바위섬아 얼마나 아팠니?

 

 

북극 빙하의 눈물
다음 날 우리는 땅 위의 빙하를 탐사하러 길을 나섰어. 수 만 년 동안 내린 눈이 산 계곡에 쌓여 얼어붙은 빙하를 탐사하는 거야. 목적지는 그다지 멀어 보이지 않았어. 빨리 걸으면 30분 정도 걸릴까? 하지만 웬걸! 도착하는 데 3시간이나 걸렸어. 북극은 공기가 맑아서 먼 곳도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뚜렷이 보이기 때문이래. 하지만 그보다 우리의 발목을 잡은 건 바로 산 정상의 얼음이 녹아 생긴 개울을 건너는 일이었어. 빙하까지 가는 동안 개울을 3번 건너야 했어. 양말을 벗고 맨발로 개울을 건너야 했는데얼음이 녹은 물이라 그런지 뼛속 깊이 차가웠어. 몇 년 전만 해도 개울은 모두 폴짝 뛰어서 건널 정도였는데 점점 개울의 폭도 넓어지고 물살도 세지고 있대. 빙하가 더 많이 더 빨리 녹기 때문이지.
강 박사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시린 발이 더 아팠어.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가 0.74℃ 오르는 동안 북극은 4〜5℃나 올랐대. 이 개울은 열병을 앓는 북극빙하가 흘리는 눈물이 만든 게 아닐까. 그 동안 얼마나 심한 열병을 앓고 있었던 걸까.


 

런던 시민들의 가슴을 적시다

4박 5일 동안 북극 탐사를 마친 우리는 8월 5일모두 영국 런던으로 이동했어. 이 곳에서 사람들에게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고 있는지 전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거든. 런던의 코벤트 공원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우리가 직접 만든 노래‘ Stop CO₂ Song’ (이산화탄소 이제 그만)을 부르며 지구의 온도를 1.5℃ 낮추자고 목이 터져라 외쳤어. 호응해 주는 시민들을 보니 힘이 불끈 솟았지~. ‘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아, 함께 북극 빙하의 눈물을 닦아 주지 않을래?

지구 온도 1.5℃ 내리기 생활 수칙

에너지 절약

화석연료를 덜 사용한 만큼 온실가스는 줄어든다
▶효율이 낮은 백열전구를 형광등으로 교체하자.
▶빨래는 건조대를 사용해 말리자.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콘센트에서 코드를 뽑자.
물 절약
물을 정화하는 데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아끼자
▶욕조보다는 샤워기를 사용하자.
▶정원에 주는 물은 빗물을 받아 뒀다가 사용하자.
▶샤워는 5분 이내로 하자.
▶이를 닦는 동안 수도꼭지를 잠그고 컵을 사용하자.
재활용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원과 에너지를 아끼자
▶1회용 제품 사용을 줄이자.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자.
▶쇼핑을 할 때 재활용 마크가 있는 제품을 찾아서 구입하자.
석유 사용을 줄이자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줄이자
▶자가용 사용을 줄이자.
▶가까운 거리는 걷자.
▶운전하기 전에 대중교통수단을 먼저 알아보자.
▶가능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자.
친환경적인 삶을 살자
작은 실천이 지구의 온도를 낮춘다
▶나무를 많이 심자.
▶태양광 전지 같은 대체 에너지원에 관심을 갖자.
▶겨울에는 따뜻하게 옷을 입어 실내난방온도를 낮추자.
▶여름에는 자연 바람이나 부채를 이용해 에어컨 사용을 줄이자.

2007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안형준 기자
  • 사진

    안형준 기자
  • 진행

    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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