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식물도 배고픈 동물처럼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식물이 수분이 부족하다는 걸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대! 나뭇잎의 흔들림을 자세히 관찰해 보라던데….
과학마녀 일리가 실험에 참여한 나뭇잎을 만나고 왔어!
안녕, 자기소개를 해주겠니?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코넬대학교 정성환 교수팀의 나뭇잎 실험에 참여한 콩나무입니다. 연구팀은 수분 상태에 따라서 나뭇잎의 진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했어요. 나뭇잎의 휘어짐에 따른 떨림을 분석해 보니 나뭇잎이 마를수록 떨림이 빨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육지수 연구원은 그 결과를 작년 11월에 열린 미국물리학회에서 발표했습니다.
떨림의 차이점을 어떻게 관찰했어?
연구팀은 우선 네 개의 화분을 두 그룹으로 나눴어요. 한쪽 화분은 꾸준히 물을 주고 다른 쪽 화분은 비교를 위해 4일간 물을 주지 않았죠. 그러자 물을 주지 않은 화분의 콩나무는 잎의 약 60%에 달하는 부분이 말려 올라갔어요. 연구팀은 잎의 휘어짐과 강도를 측정하고, 건강한 잎과 마른 잎을 손끝으로 건드려 떨리는 정도를 고속카메라로 관찰했습니다. 촬영된 영상을 확인하자 수분이 부족한 잎의 진동이 더 빨랐지요. 진동수를 계산해 보니 물을 주지 않은 그룹이 건강한 그룹보다 최대 2배 정도나 더 컸어요.
나뭇잎이 마르면 왜 더 빨리 흔들리니?
나뭇잎은 수분이 부족해지면 잎끝이 휘어지기 때문이에요. 잎이 휘게 되어 안쪽으로 말리면서 빳빳해지지요. 빳빳해진 나뭇잎은 건강할 때보다 단단한 상태가 되어 떨림이 많아집니다. 이걸 ‘굽은 잎 효과’라고 해요. 잎은 굽을수록 외부 자극에 저항하는 정도가 강해져요. 원래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더 커지는 거죠. 그 때문에 물 부족으로 말린 잎을 손으로 건드리면 원래의 멈춰 있던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더 빨리 진동한답니다.
식물의 갈증을 알 수 있으면 훨씬 편하겠네!
기존에는 식물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잎을 떼거나 줄기를 잘라내야 했어요. 육지수 연구원은 “이 방법을 발전시키면 식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도 수분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농부가 나뭇잎의 떨림만으로 상태를 점검하고 물이 뿌리까지 도달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또한 “앞으로 현미경을 사용하여 마른 나뭇잎의 곡률●에 따라 떨림이 얼마나 바뀌는지 알아볼 예정”이라고도 밝혔답니다.
●곡률 : 휘어진 면의 굽은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