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스라엘 네게브벤구리온대학교의 로넨 세게브 교수팀은 자체 제작한 ‘물고기 자동차’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물고기 자동차에 탄 금붕어가 직접 운전을 해 먹이가 있는 곳까지 이동했다고 밝혔죠.
연구팀은 수중동물인 물고기도 지상동물처럼 육지의 환경을 이해하고 운전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금붕어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4개의 바퀴가 부착된 금속판 위에 어항을 놓았어요. 어항 옆에 수직 막대를 설치하고 카메라와 컴퓨터, 센서를 달아 ‘FOV(Fish-Operated Vehicle)’라는 금붕어 전용차를 완성했습니다.
카메라와 센서는 어항 속 금붕어의 위치와 운동을 감지하여 컴퓨터로 데이터를 보냅니다. 컴퓨터는 금붕어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차의 이동 여부와 방향을 결정하죠. 금붕어가 앞쪽으로 헤엄치면 자동차가 따라서 전진하고, 어항 가운데로 돌아오면 자동차도 정지합니다. 연구팀은 금붕어가 붉은 색으로 표시한 목표점에 도착하면 먹이를 주는 식으로 며칠간 운행 방법을 학습시켰어요.
금붕어의 학습이 끝난 후, 연구팀은 금붕어가 탄 물고기 자동차를 방 중앙이나 오른쪽 구석으로 옮기는 등 다른 곳에 두며 지켜봤습니다. 관찰 결과, 금붕어는 위치가 바뀌어도 그때마다 이리저리 탐색해 목표점을 찾았어요. 심지어 연구팀이 목표점을 다른 색으로 표시해도 헷갈리지 않았으며, 잘못 찾아간 경우에도 방향을 바꿔 목표점에 도달했죠.
세게브 교수는 “물고기의 공간 인지 능력은 수중 환경뿐만 아니라 육상에서도 적응할 수준”이라며 “동물의 인지능력이 자신이 살아온 환경에만 한정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