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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인어공주> 사랑꾼 에릭 왕자를 구해 줘!

“이 겨울에 바다 수영이라니! 개코는 정말 못 말린다니까.”
물장구를 치는 개코 조수와 달리 억지로 끌려온 꿀록 탐정은 울상을 지으며 탄식했어요. 
그때 해안가에서 구세주를 발견한 듯 꿀록 탐정은 소리쳤어요. 
“잠…, 잠깐만 개코! 저분은…?”
그들 앞으로 낯익은 누군가가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게 아니겠어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왕자의 눈이 빨개진 이유는?

 

“오랜만이에요. 에릭 왕자! 그런데…, 얼굴이 왜 이래요!”
반가움도 잠시, 에릭 왕자를 본 꿀록 탐정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어요. 왕자의 몰골이 정말 말이 아니었거든요. 새빨갛게 충혈된 눈,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표정, 수척한 얼굴만 봐도 에릭 왕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어요.
“왕자님, 여기 앉아서 찬찬히 얘기해 봐요.”
꿀록 탐정의 다독임에 에릭 왕자는 숨을 고르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폭풍에 휩쓸린 배에서 제 목숨을 구해준 건 인어공주 애리얼입니다. 기억하시죠? 저흰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사랑하고 있었어요. 미래를 약속하면서요. 그런데 애리얼의 아버지 트라이튼 왕은 애리얼이 인간과 교류하는 걸 못마땅히 여기셨어요. 그리곤 그녀의 외출을 막았죠….”
에릭 왕자의 안타까운 사연은 둘의 마음을 울렸어요. 에릭 왕자는 계속 말을 이었죠.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매일 바닷속을 들어갔어요. 그런데 점점 눈이 침침하고, 며칠 전부턴 이렇게 새빨갛게 변해버렸죠. 벌써 두 달 넘게 애리얼을 보지 못했어요. 제 발길이 뜸해지면, 애리얼은 제가 변심했다고 오해할 거예요….”
에릭 왕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꿀록 탐정이 근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는 말도 덧붙였어요. 이야기를 끝낸 에릭 왕자에게 꿀록 탐정은 말했어요.
“마음 고생 많았어요. 에릭 왕자님, 제가 해결해 드리죠. 아무래도 문제는 지금 손에 들고 계시는 ‘그것’과 관련 있어 보여요.”

 

 

 

통합 과학 개념 이해하기

눈이 동그란 이유는?

우리가 세상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작은 창문인 눈은 시각정보를 모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눈은 극히 일부이며, 사실 눈은 탁구공 정도의 크기죠. 만약 눈이 공 모양이 아니고 찌그러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망막에 상이 제대로 맺히지 못해 사물이 여러 겹으로 겹쳐 보이는 등 이상하게 보일 거예요.


눈이 동그란 이유는 젤리 같은 성분의 ‘유리체’ 덕분입니다. 유리체는 눈 뒷부분에 위치하며, 눈 속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빛이 투과할 수 있도록 투명하면서도 눈의 빈 공간을 채워 동그란 형태를 유지하죠.


눈이 동그란 두 번째 이유는 바로 각막과 수정체 사이 공간을 흐르는 ‘방수’라는 투명한 액체 덕분입니다. 방수는 외부의 압력과 유리체가 밀어내는 힘에도 각막과 수정체 사이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합니다. 또, 눈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도 하죠. 


만약 방수가 흐르지 못하고 고이면 눈의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시신경과 눈 속의 혈관이 눌려 망가질 수 있어요. 그럼 시야가 답답해지고 심할 경우엔 시력을 잃을 수 있죠. 이를 녹내장이라고 합니다. 녹내장은 40대 이상에서 흔히 나타나지만 어린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어 조심해야 해요. 


물안경은 결막염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부터 눈을 보호해 주지만, 잘못 이용하면 내 얼굴 크기에 맞지 않는 물안경도 눈의 압력을 높여 시신경을 다치게 할 수 있어요. 내 얼굴 보다 작은 물안경을 착용하거나 너무 장시간 이용하면 안압을 높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우주인의 눈을 지킨다! 
우주 침낭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중력이 거의 없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최소 6개월 머문 우주비행사의 절반 이상은 시력 문제(SANS)●를 겪는다고 발표했어요. 일부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시력인 원시가 나타나죠. 그 이유는 누워 있는 동안 머리로 향한 체액이 눈을 짓누르면 안구가 납작해져 초점이 망막 뒤에 맺히기 때문이에요. 사실 지구에서도 자는 동안 안구가 납작해지는 건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지구에서는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면서 중력 때문에 머리로 쏠려 있던 체액이 다리로 내려가요. 자연스레 안압도 낮아지죠. 그런데 우주에선 중력이 없어 체액이 계속 머리로 쏠려 눈을 압박하는 거예요. 그럼 안압이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눌리고, 시력 손상이 나타나죠. 이 증상은 지금껏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었어요.


12월 9일, 미국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벤저민 르빈 교수팀은 우주비행사의 시력을 지킬 수 있는 해답을 ‘침낭’에서 찾았다고 발표했어요. 연구팀이 개발한 우주 침낭은 허리부터 발끝까지 감싸는 형태로 진공 흡입 장치가 장착돼 있어요. 진공 흡입 장치는 누우면서 몸 곳곳으로 분배됐던 체액을 발끝으로 빨아들여, 머리에 머무르는 체액을 줄이고 안압을 낮추죠. 


연구팀은 우주 침낭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10명의 실험 참가자를 72시간 연속 누워있게 했어요. 그중 밤마다 8시간은 침낭에 들어가 있도록 했죠. 그 후 눈을 단층영상장치로 확인했더니, 우주 침낭이 안압을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연구팀은 “현재 우주비행사들이 ISS에 있다가 지구로 돌아오면 시력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됐지만, 화성 탐사 시 우주에 머무는 시간이 2년 이상으로 길어질 수 있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의료 문제였다”고 했어요. 이어, “추가 연구를 통해 우주 침낭의 최적 사용 시간을 찾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답니다.

 

에필로그

설명을 들은 에릭 왕자는 두 손을 번쩍 들더니 꿀록 탐정을 와락 껴안았어요.
“그러니까 눈이 새빨갛게 변해버린 문제의 시작이 이 작은 물안경이었다니…. 꿀록 탐정님은 정말 모르는 게 없으셔요. 매번 고마워요, 탐정님!”
그렇게 감사 인사를 남긴 채 사라지려는 에릭 왕자의 팔을 꿀록 탐정이 붙들었어요. 
“병원부터 가세요. 왕자님. 사랑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챙겨야할 건 에릭 왕자님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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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란 기자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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