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가장 바깥 껍질인 지각은 ‘판’이라는 여러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판들은 맨틀 위를 떠다니며 조금씩 움직이는데, 이를 ‘판구조론’이라 해요. 땅이 움직인다는 ‘대륙이동설’을 처음 진지하게 주장한 사람은 1880년 11월 1일 태어난 독일의 지구물리학자 알프레트 베게너입니다.
19세기 후반, 여러 대륙에서 똑같은 종류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고생물학자들은 고민에 빠졌어요. 이 동식물들이 어떻게 넓은 대양을 건넜을까요? 몇몇 지질학자들이 한때 대륙들이 가늘고 긴 육지로 이어져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증거는 없었죠.
베게너는 1915년 <;대륙과 대양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대륙이 움직인다는 이론을 발표했어요. 만약 원래 하나였던 대륙이 여러 개로 분리되었다면, 같은 화석이 여러 대륙에서 발견되는 이유가 쉽게 설명돼요. 실제로 아프리카 서부와 남아메리카 동부의 해안선은 마치 원래 하나였던 대륙이 찢어진 것처럼 비슷하게 생겼어요.
그렇지만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은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바로 대륙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륙이동설이 발표되고 거의 40년이 지난 1950년대가 되어서야 증거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결정적인 증거는 냉전 시대 미국 해군이 바다 밑바닥을 탐사하면서 발견한 ‘중앙 해령’이었어요. 해령은 바다 깊은 곳에 솟은 산맥인데, 이곳에서 일어나는 화산 활동으로 새로운 지각이 만들어지면서 기존 지각을 옆으로 밀어내는 모습이 관찰된 것이죠.
이렇게 대륙이동설은 정설이 되었지만, 베게너는 생전 대륙이동설이 인정받는 순간을 볼 수 없었답니다. 1930년 11월 그린란드 탐험을 떠났다 조난되어 일찍 생을 마쳤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