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많이 외롭나 봐~! TV를 틀었는데 두 물방개가 찰싹 붙어 애정 표현하는 모습에 배가 아픈 거야. 그래서 채널을 돌리려는데, 오잉? 내 오해였네?!
알고보니 물방개가 피부과 의사로 변신한 모습이었어. 물방개가 뭘 하고 있던 거냐고?
자기소개를 해 줄래?
안녕. 나는 물방개야. 한국, 일본 같은 아시아의 연못이나 늪, 개천에 살지. 몸은 넓적한 타원형이고, 몸길이는 4cm 내외로 크지 않지만, 무시하다간 큰코다쳐! 강한 육식성이어서 물속에 사는 작은 물고기들까지 잡아먹거든.
몸은 약간 짙은 갈색이고, 가장자리엔 옅은 갈색의 테두리가 나 있어. 수컷 몸은 매끈매끈한 광택이 나는 반면, 암컷의 몸은 약간 거친 것이 차이야.
네 앞발에 독특한 특징이 있다던데?
난 마음에 드는 암컷 물방개가 있으면 앞발을 이용해 등 표면에 착 달라붙어. 수컷 앞발에는 암컷 등에 밀착하고, 교미할 때 필요한 화학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부드러운 ‘점착 컵’이 있거든.
6월 17일, 성균관대학교 방창현 교수와 연세대학교 조승우 교수 공동연구팀은 내 앞발에 있는 점착 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인공 점착 컵을 만들었다고 밝혔어. 이걸로 피부에 강하게 달라붙어 눈물이나 땀 같은 수분(체액)을 흡수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지.
어떻게 만든 거지?
연구팀은 탄성력이 좋은 고분자 화합물을 이용했어. 컵 안에 체액을 잘 흡수하고 산성도(pH)에 따라 5초 이내로 색이 변하는 하이드로젤을 넣었지. 이후 모바일로 촬영한 하이드로젤의 색 이미지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눈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피부의 산성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어. 패치는 표면으로 누르는 힘을 가할 때 변형됐던 모양이 복원되는 과정에서 컵 내부 공간에 생기는 응력●에 의해 체액을 모으는 원리를 갖고 있어.
어떤 장점이 있어?
성균관대학교 방창현 교수는 “그동안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따로 전력을 공급해야하고, 부착력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물방개 앞발을 모사한 패치는 별도의 전력이 없어도 작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했어. 이 패치는 피부의 산성도를 측정할 뿐 아니라 피부 속 유분과 수분량도 파악할 수 있어. 그래서 여드름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활용할 거라고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단다.
●응력 : 물체에 외부의 힘이 작용할 때, 그에 대응해 물체 안에 생기는 저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