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은 나무를 심는 날, 식목일! 그런데 지난 3월, 산림청은 ‘2021년도 나무심기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어요. 왜 식목일을 당기려고 하는 걸까요?
지구 온난화로 나무 심기 좋은 시기가 빨라졌다!
식목일 날짜를 바꾸자는 제안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이미 2004년 이후에만 식목일을 당겨야 한다는 의견을 3차례 넘게 검토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식목일 날짜를 바꾸지 않았지요.
그 이유는 우선, 4월 5일이라는 날짜에 담긴 여러 의미 때문입니다. 식목일은 1946년, 황폐해진 산과 들에 나무를 심어 다시 울창하게 만들기 위해 지정되었어요. 4월 5일은 24절기 중 하나인 ‘청명’ 무렵으로, 전통적으로 나무를 심기에 적합하다고 알려졌어요. 게다가 조선왕조실록에는 1343년 4월 5일, 조선의 9대 임금인 성종이 동대문 밖에서 직접 밭을 일구며 풍년을 기원했다는 기록이 전해져 역사적 의미도 크죠. 여기에 더해 식목일 날짜를 바꾸는 데 드는 행정적 비용 등을 고려하면 현행 날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거예요.
그러다 이번에 산림청이 식목일 변경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나선 데에는, 기후 변화로 나무 심기에 적합한 기간이 당겨진 이유가 커요. 국립산림과학원의 천정화 임업연구관은 “나무 심기에 적당한 시기는 언 땅이 녹고 잎눈*이 트며 새잎이 나기 한 달 전”이라고 설명했어요. 이때 뿌리가 활동을 시작하거든요.
이 기준에 따르면 한반도 남부는 2월 하순부터, 중부는 3월 중순이 지나면 나무 심기에 적합한 기온이 돼요. 천정화 임업연구관은 “위도나 고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3월 중순~3월 말 사이가 평균적으로 나무 심기에 적정한 기간”이라 말했어요. 실제로 올해 산림청은 첫 나무 심기를 2월 24일 경상남도 거제에서 진행했지요.
더군다나 기온 상승으로 잎눈이 트고 새잎이 나는 ‘개엽시기’가 당겨지고 있어요. 참나무류는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개엽시기가 5~7일 정도 빨라지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국립산림과학원이 전국 44곳에 사는 나무를 조사한 결과,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10년 동안 개엽시기가 10일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드러났어요. 2018년 평균 개엽시기는 4월 4일로, 식목일 하루 전이었죠. 식목일은 나무 심기에는 늦은 시기란 의미예요.
이번에 산림청은 식목일 날짜를 바꿈과 동시에 공휴일로 등록하는 방안도 다시 알아보겠다고 발표했어요. 새롭게 바뀌는 날짜로 ‘세계 산림의 날’인 3월 21일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산림청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식목일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랍니다.
*용어정리
잎눈 : 자라서 줄기나 잎이 될 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