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로타…님~, 여기 조 바즈~여….”
개코 조수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꿀록 탐정님,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요.”
“무슨 소리가 들린단 말야?”
개코 조수는 소리가 나는 쪽을 살피기 시작했어요.
그곳엔 손바닥에 올라갈 만큼
작은 소녀가 있었어요.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맛이 아닌 맛’? 수수께끼를 풀어라!
“안녕하세요! 전 앨리스예요.”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그 앨리스요?”
꿀록 탐정은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어요. 그동안 다양한 동화 속 주인공들의 고민을 해결해 왔지만 이렇게 작은 의뢰인은 처음이었거든요.
“어쩌다 이렇게 작아진 거예요?”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어요. 시계 토끼를 찾아서 돌아다니던 도중 갑자기 제 앞에 작은 문이 나타났어요.”
앨리스의 설명을 들으며 꿀록 탐정은 차근차근 사건을 기록했어요.
“문 앞을 서성이자 애벌레가 나타나 말을 걸었어요. 그리곤 버섯을 먹으면 몸이 작아지고, ‘맛이 아닌 맛’ 버섯을 먹으면 다시 커진다는 수수께끼 같은 힌트를 알려줬지요.”
“그래서 바로 먹었군요?!”
꿀록 탐정의 말에 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맞아요. 작아지고 싶어서 일단 눈에 보이는 버섯을 뜯어 먹었어요.
짜고, 달고, 신맛이 나는 버섯이었어요. 덕분에 이렇게 작아졌지요.
그런데 몸이 다시 커지려면 ‘맛이 아닌 맛’ 버섯을 먹어야 하는데,
도대체 이 수수께끼를 풀 수가 없네요. 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입 속의 다양한 감각이 맛을 느껴요
혀는 맛을 느끼는 기관이에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까지 다섯 가지 맛을 느껴요. 최근에는 칼슘맛, 탄산맛 등 새로운 맛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지요.
우리가 맛을 느끼는 것은 혀 속의 아주 작은 기관인 미뢰 덕분이에요. 미뢰는 혀나 입천장, 인두(목구멍 부근), 후두(공기가 드나드는 통로)에 약 1만 개가 넓게 퍼져 있어요. 맛을 인지하는 미각 세포 여러 개가 모여 미뢰를 이루는데, 그 모양이 꽃봉오리처럼 생겨서 ‘맛봉오리’라고도 부르지요.
미뢰가 특히 많이 분포하는 곳은 혀예요. 혀를 자세히 살펴보면 표면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많이 나 있는데, 이 돌기를 ‘유두’라고 해요. 미뢰는 유두의 옆면에 붙어 있어요. 맛을 내는 물질이 미뢰에 있는 미각 세포를 자극하면, 이 정보가 뇌로 보내져서 먹던 음식이 어떤 맛인지 알 수 있는 거예요.
그렇다면 기본맛 이외의 맛은 어떻게 느끼는 걸까요? 대표적으로 매운맛과 떫은맛이 있지요. 매운맛은 혀의 통점(고통을 민감하게 느끼는 감각점)을 통해 느끼는 감각이에요. 그래서 엄청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혀와 입술, 입 전체가 욱신욱신하고 뜨거운 열이 나지요. 일종의 ‘고통’인 셈이에요. 떫은맛은 누르는 힘의 정도를 감지하는 압점이 자극되어 느끼는 감각입니다.
한편, 음식의 맛은 미각과 음식의 촉각, 온도, 코를 통해 감지한 후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요. 그중에서도 후각은 맛을 느끼는 데 큰 영향을 미쳐요. 감기에 걸려서 냄새를 잘 못 맡을 때 음식이 맛없다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랍니다.
▲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전자혀로 맛보는 로봇 셰프!
지난해 11월 영국 리즈대학교 에프렌 안다블로 레이즈 박사팀은 실리콘을 이용해 혀와 아주 비슷한 촉감을 가진 전자혀를 개발했어요.
우선 연구팀은 성인 15명의 혀 표면을 스캐닝 기술로 분석해, 혓바닥이 오돌토돌 나 있는 돌기인 ‘유두’의 밀도와 지름, 높이를 측정했어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3D 프린터를 이용해 혀의 표면 구조를 본뜬 실리콘 전자혀를 만들었어요. 그 결과 실리콘 혀에 여러 물질들이 닿았을 때의 마찰 특성이 실제 사람 혀와 비슷했어요. 이는 개발된 전자혀로 아삭함이나 부드러움, 질김 등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의미하죠. 연구진은 “실리콘으로 만든 전자혀가 실제 혀처럼 부드럽고 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소프트 로봇 등에서 인간 혀를 대신할 구조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최근에는 인간을 대신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전자코 기술도 한창 연구 중이에요. 러시아 스콜코보과학기술연구소 알버트 나시불린 교수팀은 전자코와 전자눈을 이용해 닭고기를 맛있게 굽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월 발표했답니다.
연구팀은 닭고기를 구울 때 냄새와 색으로 닭고기의 익은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그리고 전자코에 센서를 달아 닭고기의 냄새 분자나 닭고기의 온도, 주변 습도를 측정했어요. 또 전자눈으로는 구운 닭고기의 색을 판단하고요. 이 두 가지 전자 감각기관으로 습득한 정보를 맛있게 구운 닭고기 정보 빅데이터와 비교해 가장 잘 구워졌을 때 조리를 멈추는 거지요. 연구를 진행한 페데로 페도로프 연구원은 “대량으로 스테이크를 구울 때는 일일이 고기의 온도를 측정해가며 굽기 어렵다”며 “이번에 개발된 전자코를 활용하면 로봇 셰프가 완성도 높은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 에필로그
“답은 매운맛이었어요! 몸이 다시 커지는 버섯은 미각 세포가 아니라 통점으로 느끼는 매운맛 버섯이었던 거예요!”
꿀록 탐정의 설명을 들은 앨리스가 두 손을 번쩍 들었어요. 이젠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겠다며 기뻐했지요. 개코 조수는 앨리스가 가져온 버섯의 냄새를 맡으며 그 중 하나를 앨리스에게 골라줬어요. 매콤한 냄새가 나는 버섯으로 말이지요. 개코 조수가 골라준 버섯을 먹은 앨리스는 무사히 원래 크기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꿀록 탐정님 덕분에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어요. 이 은혜를 잊지 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