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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선녀와 나무꾼> 선녀가 원하던 선물은?

 

“꿀록 탐정님! 제 억울함을 들어주세요!”
“억울하긴 무슨, 당신 잘못이잖아! 꿀록 탐정님, 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
평화로운 어느 날 저녁, 탐정 사무소에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한가하게 졸고 있던 꿀록 탐정은 급히 흘린 침을 닦으며 탐정 사무소의 문을 열었지요. 
“선녀 씨와 나무꾼 씨? 닭살 커플로 소문난 두 분이 여기는 왜…. 게다가 이렇게 다투고 있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죠?”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닭살 커플이 싸운 이유는 달?

 

나무꾼은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어요.
“얼마 전 제가 한양으로 일을 하러 다녀왔어요. 임금님이 한양에 큰 건물을 새로 짓는다고 전국 방방곡곡에 방을 붙여서 나라 최고의 일꾼들을 모았잖아요. 이 지역 최고의 나무꾼인 제가 안 가면 섭섭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곧바로 지원했죠. 간 김에 아내가 갖고 싶다던 걸 일부러 찾아서 선물로 사왔어요.”
나무꾼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선녀가 끼어들었어요.
“한양에 요즘 핫한 빗이 있다기에 사다 달라고 했어요. 깜빡하고 잊어버릴까 봐, 하늘에 뜬 달을 가리키며 ‘저 달 모양을 닮은 물건을 사오라’고 거듭 말했어요. 그런데 글쎄, 전혀 엉뚱한 걸 사 왔지 뭐예요! 분명 이이가 제 말을 제대로 듣지 않은 거예요! ”
선녀는 품에서 동그란 거울을 꺼내며 말을 이어갔어요.
“거울을 사 오다니! 저는 거울이 필요 없어요. 동화나라 백설공주 왕비가 말하는 거울을 대량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면서 선물로 보내줬단 말이에요.”
나무꾼은 억울한 표정으로 꿀록 탐정에게 호소했지요.
“탐정님, 제가 아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은 건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달을 닮은 물건을 사 오라고 했잖습니까. 제가 한양에 갔을 때는 동그란 달이 떠 있었어요. 그래서 동그란 거울을 사 왔습니다. 달의 모양이 바뀌지 않았으면 제가 거울을 사 올 일도 없었을 거라고요!”
둘의 이야기를 듣던 꿀록 탐정은 저녁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어요. 
“휴우~. 달은 왜 날마다 모양을 바꿔서~, 제 단잠을 방해한 걸까요….”

 

▲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달의 모양은 왜 변할까?

 

항상 둥글게 보이는 태양과 달리, 달은 날짜에 따라 모양이 바뀌어요. 어떤 때는 반달이 되었다가, 또 어떤 때는 둥근 보름달이 되기도 하지요. 달은 왜 모양을 바꾸는 걸까요?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햇빛을 반사해 빛을 내요. 태양과 달, 지구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햇빛을 받는 부분이 달라지고,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달의 모습도 변하게 되지요. 


예를 들어 태양-달-지구가 일렬로 놓여있을 때, 태양을 향한 달의 반쪽은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반대쪽은 햇빛을 받지 못해 어두워요. 지구에 있는 우리는 달의 어두운 면을 보게 돼요. 이때를 ‘삭’이라고 해요. 


시간이 지나면 달이 지구 주변을 도는 움직임(공전)에 따라 태양-달-지구의 위치가 달라져요. 이에 따라 태양빛을 받는 달의 부분이 달라져요. 그 결과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달의 밝은 면이 점점 넓어지면서 삭이었던 달의 모양은 점차 초승달, 상현달이 돼요. 그리고 마침내 달이 태양을 마주한 지구의 뒤에 위치하는 순간, 온전히 밝게 빛나는 보름달을 볼 수 있어요. 태양-지구-달의 순서로 놓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햇빛을 받는 달의 반쪽이 온전히 보이는 거죠. 이때를 ‘망’이라고 해요. 커다랗고 둥근 보름달이 되고 나면, 달의 밝은 면은 다시 줄어들어 하현달, 그믐달 순서로 작아진답니다.


달의 모양은 약 한 달(29.5일)을 주기로 규칙적으로 변해요. 이처럼 삭이었던 달이 다음 삭이 될 때까지, 또는 망이었던 달이 다음 망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삭망월’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런 달의 모양 변화를 기준으로 계산한 달력을 ‘음력’이라고 하지요. 달의 모양이 삭일 때가 음력 1일이고, 보름달일 때가 음력 15일이에요. 추석은 음력으로 8월 15일이기 때문에 추석마다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는 거랍니다.


그런데 실제 달의 공전 주기(항성월)는 27.3일이에요. 29.5일인 삭망월과는 2.2일 정도 차이가 있지요. 이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요?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을 공전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지구가 공전해서 움직인 시간만큼 달이 더 공전해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산소 없는 달에서 철이 녹슨다?

 

 

철은 물과 산소와 반응해 붉은 색의 녹을 만들어요. 이 반응을 ‘산화’라고 하고, 녹슬게 된 철을 ‘산화철’이라고 해요. 산화철은 지구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달에는 산소가 없기 때문에 철이 산화되지 않고, 깨끗한 금속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 달에서 산화철 광물인 적철석이 발견됐어요. 미국 하와이 지구물리·행성학 연구소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공동연구팀은 인도의 달 탐사 위성인 찬드라얀1호에 탑재된 달 광물 지도 작성기로 수집한 자료를 분석했어요. 그 결과 달의 고위도 지역에서 적철석을 찾아냈지요. 


연구팀은 특히 적철석이 달의 뒷면보다는 지구를 마주 보고 있는 앞면에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는 달의 적철석이 지구의 영향으로 만들어졌단 가능성을 보여주죠. 즉, 지구 대기의 산소가 태양에서 불어오는 태양풍을 타고 달 표면까지 도달해 달의 철을 산화시켰다는 거예요. 수십억 년 동안 아주 조금씩 산소가 전달되면서 달에 적철석이 만들어진 거지요.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가 달 표면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어요.

 


물론 지구의 산소가 닿지 않는 달의 뒷면에 적철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연구팀은 적철석이 발견된 곳은 연구팀이 지난 2018년 얼음을 발견한 곳이기 때문에, 물에 포함된 산소가 적철석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어요. 또 달에 충돌하는 먼지 입자들도 물 분자를 갖고 있어 철을 산화시키는 데 영향을 줬을 수 있지요. 연구팀은 2024년 예정된 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극지방에서 직접 적철석 샘플을 가져온다면 지구와 달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답니다.

 

 

# 에필로그

 

나무꾼은 선녀에게 사과했어요.
“허니, 내가 잘못했어요. 다음부터는 허니 말 잘 들을게요옹~. 얼른 집에 가요. 내가 맛있는 요리 해줄게요! 먹고 싶은 거 말해 봐요!”
“달링이 해주는 요리는 다 맛있는 걸요~.”
선녀와 나무꾼은 금세 닭살 돋는 부부 사이로 돌아왔어요. 두 사람이 떠나고 꿀록 탐정의 옆구리에 가을바람이 휭~, 불어왔어요.
“아이고, 옆구리 시려~! 솔로천국! 커플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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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오혜진 기자
  • 에디터

    이윤선 기자 기자
  • 일러스트

    이창섭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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