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누군가 꿀록탐정사무소의 문을 두드렸어요.
소파에 누워 쉬고 있던 꿀록 탐정이 현관문을 열었지요.
“헉!”
꿀록 탐정은 문을 열자마자 화들짝 놀라고 말았어요.
문 앞에 커다란 돌들이 잔뜩 쌓여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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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
도깨비의 보물이 운석이라고?
돌무더기 옆에는 한 나무꾼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서 있었어요.
“꿀록 탐정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도깨비들이 만든 운석을 좀 찾아 주십사 부탁하려고 탐정님을 찾아왔습니다. 헥헥~.”
“운석을 도깨비가 만들었다고요?”
나무꾼은 꿀록 탐정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어제 산에 올라가 나무를 하던 중이었어요. 유난히 좋은 나무를 많이 찾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다 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었어요. 급히 주변에 있는 집을 찾아 들어가 잠을 청했죠. 그런데 갑자기 집 안으로 도깨비들이 들어오는 거예요! 헐레벌떡 구석에 숨어서 몰래 그들을 엿보았지요. 도깨비들은 도깨비 방망이로 보물을 만들자고 말했어요. 그러자 한 도깨비가 보물보다 더 귀하고 신기한 것을 보여 주겠다며 무언가를 내밀었어요.”
나무꾼의 이야기에 몰입한 꿀록 탐정이 물었어요.
“보물보다 더 귀한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운석이에요. 도깨비들은 도깨비 방망이로 운석과 똑같은 것들을 계속 만들었는데, 밖에서 들린 정체 모를 소리에 놀라 모두 집 밖으로 도망쳐 버렸습니다.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저는 남겨진 운석 3개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제 형님이 몰래 운석을 갖고 도망치다가 넘어지면서 마당에 있던 돌무더기와 섞이고 말았어요. 아이고~, 내 운석!”
가만히 나무꾼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꿀록 탐정이 예리한 눈초리로 말했어요.
“운석을 찾는 일은 제 전문이죠. 후훗.”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진짜 운석을 찾아라!
저 멀리 밤하늘에서 빛을 발하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유성’이라고 해요. 유성은 우주에 있는 혜성이나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들이 태양계를 떠돌다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대기와의 마찰에 의해 불타는 현상이에요. 이때 크기가 작은 유성체●는 불에 녹아 사라져요. 반면 크기가 큰 유성체는 지구 대기와의 마찰과 열을 견디고 지구 표면까지 도달하는데, 이게 바로 ‘운석’이랍니다.
운석을 다른 돌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까만 돌을 찾는 거예요. 유성체는 초속 10~20km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구 대기로 들어오면서 마찰로 불타올라요. 그 온도가 수천℃에 이르죠. 이 때문에 운석은 겉표면이 검게 그을려요. 이렇게 검게 탄 운석 표면을 ‘용융각’이라고 부른답니다.
운석을 자른 단면을 관찰하는 방법도 있어요. 운석은 성분에 따라 돌로 된 석질운석, 철이나 니켈로 이루어진 철질운석, 철과 돌이 섞여 있는 석철질운석으로 나뉘어요. 전체 운석 중에서 석질운석이 94%, 철질운석이 5%, 석철질운석이 1% 정도를 차지하지요. 콘드라이트는 전체 운석의 약 86%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이 발견된 석질운석인데, 단면을 보면 유리구슬 같은 동글동글한 결정들이 있어요. 우주 공간에서 뭉친 먼지들이 열에 녹아 공 모양이 된 후, 그대로 식어 작은 알갱이를 이루거든요. 또한, 철질운석의 단면을 묽은 질산으로 녹이면 빗살무늬가 나타나지요.
겉이 까맣고 단면의 독특한 무늬를 확인했다면 마지막은 자석을 대어 볼 차례예요. 거의 모든 운석에는 철이 들어있기 때문에 자석을 갖다 대면 찰싹 달라붙는답니다. 이렇게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반드시 국제운석학회의 전문적인 판정을 거쳐야 진정한 운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2020년 7월 29일 기준으로 국제운석학회에는 6만 3000개가 넘는 운석이 정식으로 등록돼 있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지난 달, 지구에 가장 가까운 거리로 다가온 소행성이 있었어요. ‘2020 QG’라는 이름이 붙은 이 소행성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8월 16일 오전 7시 무렵에 지구와 약 2950km 떨어진 지점을 지나쳐 갔답니다. 이는 역사상 가장 가까운 거리를 지나간 소행성으로 기록됐어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소행성 ‘2020 QG’의 지름을 1.8~5.5m로 추정했어요. 이 소행성은 호주 동쪽의 태평양 하늘 위를 시속 4만 4000km 정도의 속도로 지나갔지요. 이때 지구에서 소행성까지의 거리는 약 2950km로, 서울에서 괌까지의 직선거리와 비슷하답니다. 이때 소행성의 속도는 1초에 12.7km를 갈 정도로 엄청나게 빨랐어요.
더 놀라운 사실은 소행성이 빠른 속도로 지구와 가까운 거리를 스쳐 지나갈 때까지 그 누구도 소행성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단 거예요.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마 천문대에서 이 소행성을 처음 관측한 때는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 지나가고 6시간이 흐른 뒤였답니다.
만약 소행성이 지구와 더 가까워져서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실제로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지역에 지름 20m, 무게 약 1만 3000t의 유성체가 떨어진 적이 있어요. 유성체는 지상 30km에서 폭발하며 1000여 명의 사람이 다치는 일이 있었지요.
하지만 NASA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는 소행성 ‘2020 QG’의 지름이 1.8~5.5m로 작아서 지구 대기권의 마찰과 열로 모두 녹아버렸을 것으로 예상했어요. NASA에서는 지름이 140m 이상의 소행성을 잠재적으로 위험한 천체로 분류하고 있답니다. NASA에서는 지구로 다가오는 천체 중 1만 개 이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어요.
#에필로그
꿀록 탐정은 수많은 돌 사이에서 운석 3개를 찾아 나무꾼에게 주었어요.
“역시 소문에 듣던 대로 명탐정이군요! 꿀록 탐정님, 정말 고맙습니다!”
나무꾼이 꿀록 탐정에게 인사를 하고 있던 찰나 누군가 탐정사무소 문을 박차고 들어왔어요.
“너, 이 녀석~! 어서 운석 내놔라~!”
“제 형님입니다. 어서 도망쳐야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갑니다~!”
“저기 있는 나머지 돌들은….”
꿀록탐정사무소 문 앞에는 나무꾼이 가져다 놓은 돌무더기만 잔뜩 남아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