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교배 물고기 스터들피시(위)는 러시아 철갑상어(아래 왼쪽)와 미국 주걱철갑상어(아래 오른쪽) 사이에서 태어났다.
맨위 사진 속 생물의 생김새를 관찰해 보세요. 뾰족한 주둥이와 등에 난 돌기가 아래 사진의 두 생물을 반씩 섞은 것 마냥 닮았죠?! ‘스터들피시’란 이름의 이 생물은 실제로 러시아 철갑상어(아래 왼쪽)와 미국 주걱철갑상어(아래 오른쪽)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호랑이와 사자가 교배해 탄생한 동물 ‘라이거’처럼 엄마와 아빠의 종이 서로 다른 이종교배 동물인 셈이에요.
스터들피시는 과학자들의 실수로 탄생했어요. 헝가리 수산양식연구소 아틸라 모자르 박사 연구팀은 멸종 위기에 처한 러시아 철갑상어와 미국 주걱철갑상어를 번식시키기 위해 ‘난자단독발생’ 연구를 하고 있었어요. 난자단독발생은 난자와 정자가 합쳐지지 않고, 정자의 자극만으로 난자를 발육시키는 방법이에요.
연구팀은 미국 주걱철갑상어 정자로 러시아 철갑상어 난자의 발육을 유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의도와 달리 정자와 난자가 합쳐지면서 수정란이 만들어졌어요. 한 달이 지나자 두 생물을 반반씩 닮은 새로운 종이 탄생했고, 두 종의 이름을 합쳐 ‘스터들피시’로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연구팀은 지금도 100여 마리가 실험실에 살고 있다고 밝혔죠.
스터들피시나 라이거, 노새(당나귀+말) 같은 이종교배 동물이 자연으로 나와 다른 동물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생태계를 혼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어왔어요. 이에 연구진은 “멸종위기에 있는 철갑상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스터들피시를 자연에 내보내거나 더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