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공해가 될 수 있다고요? 창밖에서 들어오는 밝은 빛 때문에 밤잠을 설친 친구가 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빛 공해’는 인공적으로 만든 빛이 일으키는 부작용을 뜻해요. 인류는 밝은 조명을 발명한 덕에 밤늦게까지 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두워야 하는 밤이 어두워지지 않으면 여러 문제가 발생해요.
예를 들어, 어두운 밤에 적응하여 진화한 박쥐 같은 야행성 동물은 밝은 빛에 민감해요. 그런데 밝은 조명은 야행성 동물의 눈을 부시게 해 활동량을 떨어뜨리죠. 달과 별빛에 의지해 이동하는 철새는 야간 조명 때문에 길을 잃을 수 있어요. 인간도 밝은 조명을 받으면 수면 주기에 방해를 받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요. 심지어는 식물도 조명에서 나오는 열로 조직의 손상을 입을 수 있답니다.
빛 공해는 과학자들에게도 문제를 일으켰어요. 특히나 천문학자들에게는 큰 골칫거리였어요. 빛이 대기 중의 입자들에 의해 산란하며 밤하늘이 밝아져 어두운 별들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이죠.
빛 공해를 막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다양한 활동을 벌였어요. 예를 들어, 1988년에는 어두운 밤하늘을 지키기 위해 ‘국제 밤하늘협회’를 설립했죠. 하지만 체코의 천문학자들은 빛 공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법의 규제라고 생각하고, 의회를 통해 열심히 청원 활동을 벌였어요.
그 덕분에 2002년 6월 1일, 체코는 빛 공해를 막는 법을 도입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답니다. 바깥에서 사용하는 불빛은 필요한 방향으로만 비치고 하늘로 향하지 못하게 가리개를 설치해야 했죠.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은 세계 각국에 빛 공해 방지법이 제정되었답니다. 우리나라에는 2013년 처음으로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 방지법’이 도입되었지요.
갈 길은 멀지만, 이런 노력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우리도 다시 밤하늘에서 아름다운 은하수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