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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반려동물] 거북의 등딱지가 파였어요!

“안녕하세요. 반려 거북 ‘꼬북이’를 키우고 있어요. 얼마 전 수조청소를 하려 꼬북이를 옮기다가 우연히 등딱지에 하얗게 파인 상처를 발견했습니다. 꼬부기의 상처는 어떻게 치료해 줘야 할까요? 또 평소에 등딱지는 어떻게 관리를 해줘야 할까요? 궁금해요, 소장님!”

 

거북의 생존 비결, 등딱지

 

야생에서는 주로 강하고 빠른 동물이 살아남는 데 유리합니다. 거북은 최대 속도가 시속 200 ~ 300m에 불과한 데다, 다른동물을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도 없습니다. 그 대신 거북에겐 케라틴으로 이뤄진 딱딱한 등딱지가 있습니다. 등딱지는 갈비뼈와 등뼈가 변한 것으로, 인도양 세이셸 섬에 사는 알다브라 육지거북은 230kg의 무게도 견딜 정도로 단단한 등딱지를 지녔습니다. 사는 거북보단 육지에 사는 거북이, 나이가 어린 거북보단 늙은 거북의 등딱지가 강합니다. 

물과 육지를 왔다 갔다 하는 거북 종은 수질이 나빠지면 등딱지의 특정 부분이 파여 들어가는 ‘등딱지썩음병’에 걸릴수 있습니다. 상처 부위가 좁고 증세가 심하지 않을 경우 등딱지의 물기를 닦아낸 후, 빨간 요오드 용액을 바르는 것으로도 금세 나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세가 심하
면 꼭 동물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한편 육지거북의 등딱지는 먹이의 단백질 양에 영향을 받습니다. 사료에 단백질이 너무 많거나 칼슘이 부족할 경우 등딱지가 울퉁불퉁하게 자라는 ‘피라미딩’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등딱지에 척추가 붙어 있어 피라미딩이 심해질 경우 걷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답니다. 피라미딩은 집안에 사는 육지거북에게서 자주 나타나며 자외선을 쬐어 주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때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거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사육장에 자외선등을 꼭 달아줘야 합니다.

 

 

배딱지를 가르는 위험한 수술


사람들이 많이 키우는 리버 쿠터거북이나 페닌슐라 쿠터거북은 웬만한 환경에서도 적응하기 때문에 수질, 먹이, 햇빛 등 기본적인 조건만 맞춰주면 20년 넘게 살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질병은 눈병과 감기인데, 수질이 원인입니다. 따라서 자주 물을 갈고, 여과기를 달아 좋은 수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병과 감기에 걸리더라도 대개 물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햇볕을 충분히 쬐면 치유됩니다.

 

하지만 위장에 이물질이 끼거나 생식기 질환, 결석과 같은 질병 등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생깁니다. 거북은 등과 배 모두 딱딱한 딱지가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동물보다 수술 난이도가 높습니다. 딱지를 절개하는 것부터가 수술의 시작입니다. 딱지 조각을 떼어내야 장기가 보이고,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장기 치료가 다 끝나면 유리 섬유와 에폭시 접착제로 조각을 다시 배딱지에 붙입니다. 절개 부위에 에폭시 접착제를 바른 후 조각을 꾹 눌러 붙여 줍니다. 그다음 유리 섬유를 위에 덮어 에폭시 접착제로 고정시킵니다. 1년 정도 유리 섬유를 고정시키면 원래 상태로 돌아옵니다.

 

수술 후 보호자는 사육장의 온도와 거북의 통증 관리에 온 신경을 쏟아야 합니다. 사육장은 어둡게 하고 25~28℃의 온도로 맞춰 주세요. 또 상처가 덧날 수 있으니 7~14일 동안은 물속에 못 들어가게 해야 합니다. 또 추운 겨울이라도 동면에 들어가면 회복이 늦어지기 때문에 수술 후 6개월 동안은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필자소개

최영민 수의사. 건국대학교에서 수의학 박사를 받았으며, 최영민동물의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서울시수의사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TV 동물농장’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고 있다.

 

2019년 1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영민 수의사(최염인동물병원의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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