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과학마녀 일리! 지금 노란다리갈매기의 알을 노리는 아메리카밍크를 발견하곤 나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질렀어.
“위험해! 알들아! 위험하다고!”
에효, 나도 참…. 알이 내 소리를 듣고 뭘 하겠…, 엇? 알이 내 경고 소리를 들은 걸까? 알들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어!
자기소개를 부탁해!
반가워, 하하! 나는 노란다리갈매기야.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북부 등에 사는 갈매기과의 새지. 몸길이는 약 68cm이고, 날개를 활짝 펼치면 그 폭이 약 155cm란다. 머리와 목은 흰색이고 등과 날개는 회색인데 날개 끄트머리와 꼬리는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이야. 그리고 눈 주위에는 붉은색 고리 무늬가 있어.
우리는 주로 연못이나 해안가에서 어류, 곤충, 파충류 등을 먹으며 생활해. 3월 중순이나 5월 초 사이에 약 3개의 알을 낳지. 우리가 낳은 알은 27~31일 사이에 부화한단다.
너희는 알에서 위험을 감지한다며?
우리 천적 중 하나는 족제비과의 포유류인 아메리카밍크야. 아메리카밍크는 우리 새끼나 알을 공격하지. 그래서 나는 밍크가 나타나면 날카로운 경고음을 내서 새끼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알린단다. 그럼 어린 새끼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땅에 엎드려.
우리는 알에 있을 때부터 바깥세상의 정보를 듣고 본능적으로 방어 행동을 준비해. 엄마는 경고 소리를 내거나 알을 건드려서 바깥세상이 위험하다고 알려준단다. 조금 늦게 태어나 엄마의 소리를 들을 능력이 발달하지 않은 알한테는 다른 알이 진동으로 위험 정보를 전하지.
알 속에서도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고?
알끼리도 서로 진동으로 위험한 상황을 알려 줄 수 있어. 스페인 비고대학교 호세 노게라 생태학 박사 연구팀은 부화가 1주일 남은 갈매기들의 알로 실험했어. 한 그룹의 알에는 위험을 알리는 어른 갈매기의 경고음을 들려주고 다른 그룹은 경고음을 들려주지 않았어. 그리고 부화할 때까지 한 둥지에 두었지.
부화 후 두 그룹에게 경고음을 들려줬더니 두 그룹 모두 몸을 웅크려 위험에 대비했어. 경고음을 들은 알들이 경고음을 듣지 않은 알들에게 위험 정보를 전해줬기 때문이야. 연구진은 “이 결과는 알에서도 서로 위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단다.
다른 동물들도 태어나기 전 위험을 대비해?
우리 말고도 다른 새들이나 악어, 거북이, 개구리 등 알에서 태어나는 동물들은 대부분 태어나기 전에도 위험을 감지하고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단다. 주변에 포식자가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야.
예를 들어 위험을 파악한 악어 알은 알 속에서 소리를 내 빨리 깨어나야 한다는 정보를 공유해. 거북이와 개구리도 진동으로 위험을 알려 알에서 태어나 대비할 수 있게 서로 돕는단다. 일단 태어나면 생존율이 높아지거든. 알은 무방비 상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