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왕궁에 방해받지 않고 여러 가지 물건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사람! 그건 그자밖에 없어!”
임금님은 무릎을 ‘탁’ 치더니, 자기를 따라오라며 급히 왕궁 밖으로 나갔어요. 그렇게 5분쯤 걸어가자, 시끌벅적한 시장통이 나타났지요. “아니, 임금님! 왜 갑자기 분위기 시장인가요?”
● 스토리 따라잡기 : 지니는 소문난 장사꾼?!
어리둥절해진 꿀록 탐정이 물었지만 임금님은 바삐 걸음을 옮기느라 꿀록의 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어요.
“어! 저기 있네!”
그러다 복잡한 시장통에 있는 어느 가게 앞에 이르러 임금님이 멈춰섰어요. 가게의 입구에는 ‘요술램프 지니의 램프 가게’라고 적힌 간판이 커다랗게 걸려 있었지요.
“지니~? 알라딘의 그 지니?”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이제서야 상황이 좀 파악되는 것 같았어요. ‘왕궁에 방해받지 않고 여러 가지 물건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알라딘>;의 ‘지니’였던 거예요.
“알라딘이 지니를 풀어준 뒤 지니는 자신의 적성을 살려 장사꾼이 되기로 했다네.
무슨 물건이든 구해 주는 능력 덕분에 소문난 장사꾼이 됐지.”
임금님은 그제서야 꿀록 탐정에게 지니를 찾은 이유를 설명해 주었어요.
“어휴, 더워서 램프 안에 있을 수가 없네.”
그때였어요. 가게 앞에 있던 램프가 펑! 소리를 내더니 그 속에서 지니가 나타났어요!
“어? 오랜만이에요, 임금님! 무슨 일이세요?”
“지니, 물어볼 것이 있어서 왔네. 자네 최근에 어떤 물건을 팔았나?”
임금은 지니에게서 헬륨을 산 뒤, 자신을 괴롭히려고 한 인물을 찾아내고 싶었지요. 하지만 지니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어요.
“아니, 램프 가게에서 뭘 팔겠어요? 램프를 팔았죠. 램프 종류도 특별할 것 없어요.
요즘은 대부분 LED 램프를 사거든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 요즘은 LED가 대세!
방을 환히 밝히는 전구와 휴대전화 화면 뒤에서 빛을 비추는 장치, 그리고 TV 화면 등 이 모든 곳에는 발광다이오드(LED, Light Emitting Diode)가 들어있어요. 여러분 주변에서 빛을 내는 물체엔 모두 LED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하지만 오늘날처럼 LED를 흔히 사용하게 된 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요. 1962년,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사의 엔지니어 닉 홀로냑은 특정한 물질에 전기를 흘리자 빛이 나온단 사실을 발견하며 적색 LED를 개발했어요. 뒤이어 1972년 미국 몬산토 화학회사의 엔지니어였던 조지 크래포드는 황색과 녹색 LED를 개발했지요. 하지만 푸른빛을 내는 청색 LED가 나오기까진 그로부터 20년이 넘게 걸렸어요. 빛의 3원색인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빛이 모두 있어야 백색 LED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청색 LED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일상생활에서 LED를 흔히 사용하기 어려웠지요.
그러던 중 1993년, 일본 나고야대학교의 아카사키 이사무 교수와 아마노 히로시 교수가 최초로 청색 LED를 개발했어요. 그뒤, 당시 니치아화학공업에서 일하던 나카무라 슈지가 청색 LED를 상용화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1996년 백색 LED가 개발됐답니다. LED는 에너지 효율이 좋은 덕분에 오늘날 형광등을 대체하고, 휴대전화 속에서 화면을 환하게 비추는 백라이트로 활용되는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 LED가 빛 공해를 악화시킨다?!
LED 조명은 백열전구와 형광등을 대체할 만큼 에너지 효율이 좋아요. 모두 비슷한 밝기라고 할 때 백열전구는1초 동안 60W(와트)의 전력을 사용하며, 수명은 1000시간 정도예요. 이에 비해 형광등은 14W 정도의 전력을 사용하면서 수명은 1만 시간으로 약 10배 늘어났지요. 그리고 LED 조명은 1초 동안 약 6.5W의 전력을 사용하고, 수명은 1만 5000~2만 5000시간으로 더 길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거리의 가로등을 모두 LED로 바꾸려고 해요.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도로 조명을 LED로 모두 바꿀 계획이지요. 그러면 전등을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원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조명을 LED로 바꾸는 일의 이면엔 단점도 있어요. 거리의 조명으로 흔히 쓰이던 주황빛 나트륨 램프를 LED로 교체하면서 푸른빛이 더욱 강해졌고, 이 때문에 도심 지역의 빛 공해가 더욱 심각해진 거예요.
2017년, 독일 헬름홀츠협회 지질학연구소(GFZ) 크리스토퍼 키바 연구원팀은 2011년부터 지구 주변을 돌기 시작한 미국 해양대기청의 위성 자료를 분석해, LED 조명이 도시에 쓰이면서 도시가 얼마나 밝아졌는지 연구했어요. 그 결과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도시가 매년 2.2%씩 밝아진 것으로 나타났지요. 이런 현상은 특히 가로등을 LED로 교체한 도시들에서 두드러졌답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의 밀라노나 캐나다 캘거리 지역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위성 사진만으로도 LED로 교체한 도심 지역의 빛 공해가 심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이에 대해 키바 연구원은 “한편 미국 애리조나주의 투손 지역은 LED 조명 시스템을 잘 디자인한 덕분에 빛의 양을 3분의 2로 줄일 수 있었다”며 “이처럼 LED 조명으로 에너지도 아끼고, 빛 공해도 줄일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 스토리 따라잡기
지니의 설명이 길어지자, 임금님이 지니의 말을 끊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혹시 자네에게서 헬륨을 사간 자는 없었는지 물어보려 했네만….”
지니는 정말 처음 듣는다는 표정을 지었지요.
“어휴, 헬륨은 한 번도 팔아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사실 요즘 헬륨 풍선 구하는 거야 유치원생도 다 할 수 있잖아요.”
지니의 말을 들은 임금님과 꿀록 탐정, 개코 조수는 힘없이 시장을 나설 수밖에 없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