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금조는 머리 색이 빨강, 검정, 노랑으로 다양해요. 이 중 빨간 머리 수컷은 암컷에게 인기가 가장 많고 무리에서 지위가 가장 높아요.
그런데 이상한 점은 상대적으로 검정, 노란 머리 수컷은 암컷에게 인기가 적은데도 진화 과정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는 점이에요. 보통 생물들은 진화를 거치며 생존에 유리한 특성만 살아남는데, 호금조는 그렇지 않고 다양한 머리 색을 유지하고 있지요.
이에 과학자들은 호금조의 행동을 분석했어요. 그 결과, 빨간 머리 수컷은 공격적인 성격이며, 다른 수컷 들의 수가 늘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아진단 사실을 알아냈지요. 하지만 정확히 어떤 유전자가 이런 특징과 관련돼 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지난 4월 23일, 영국 셰필드대학교 연구팀은 호금조의 머리 색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알아냈다고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조류의 성염색체인 Z염색체 안의 특정 부위에 빨강, 검은 머리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있단 사실을 확인했지요. 셰필드대학교 김강욱 연구원은 “지금까진 주로 생태계를 관찰해 진화를 파악 했지만, 이번 연구는 유전자를 분석해 호금조 진화에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균형선택이 있었단 걸 증명한 점이 특별하다”고 말했어요. 한편 노란 머리를 결정하는 유전자는 완전히 다른 염색체에 있어 일정 수가 유지되는 확실한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