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6월이 되면 길가 곳곳에서 어두운 자주색 꽃이 자잘하게 달린 나무 ‘족제비싸리’를 볼 수 있어요. 꽃이 이루는 꽃차례가 족제비의 꼬리를 닮았다거나, 꽃의 색깔이 족제비 색깔과 비슷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지지요.
그런데 여러 유래 중에서도 냄새야말로 족제비를 떠오르게 하는 단서예요. 족제비는 강한 적을 만나면 항문주위샘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분비물을 뿜으며 달아나요. 족제비싸리의 줄기나 가지를 문지르면 족제비와 비슷한 고린내가 나지요. 이 냄새는 겨울이 오면 더욱 지독해진답니다.
족제비싸리는 1930년 대에 우리나라에 온 귀화식물이에요. 헐벗었던 산과 들에 심어 산사태 등의 위험을 막았지요. 족제비싸리는 토양이 아무리 척박해도 잘 자라거든요. 대부분 식물이 비옥한 토양에서 질소를 흡수하는 것과 달리, 족제비싸리는 공기 중의 질소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는 공기 중의 질소를 흡수해 암모니아로 배출하는 뿌리혹 박테리아와 공생하는 덕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