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뜨기’는 소가 잘 뜯어먹는 풀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 소는 쇠뜨기를 즐겨먹지 않아요. 쇠뜨기에는 비타민B1을 분해하는 효소가 있어 소와 같은 가축이 먹으면 설사를 하는 등 비타민B1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 나타나거든요. 이밖에 소가 풀을 뜯는 들판에 흔히 자라거나 녹슨 쇠를 닦는 데 써서 ‘쇠뜨기’란 이름이 붙었다는 유래도 전해져요.
농부들은 쇠뜨기 탓에 애를 먹는다고 해요. 쇠뜨기가 논과 밭에 뿌리를 내리면 그 깊이가 땅 아래 50cm까지 달하기도 하거든요. 아무리 뽑아도 다시 자라나 농작물에 필요한 양분과 물을 빼앗아 먹지요. 또 쇠뜨기가 포함된 속새과 식물은 약 2억 5000만 년 전 후기 고생대에 크게 번성했어요. 그래서 쇠뜨기는 ‘살아 있는 화석 식물’이라 불리기도 해요. 질긴 생명력으로 3억 년을 살아남은 바퀴벌레와 비슷하지요?
땅속에서 겨울을 견딘 쇠뜨기는 봄이 오면 홀씨를 날리는 ‘생식줄기’를 땅 위로 올려 보낼 거예요. 이 생식줄기 끝에 달린 머리 부분이 뱀의 머리를 닮아 ‘뱀밥’이라고도 불리지요. 5월이 되면 생식줄기는 사그라지고 초록색 풀이 자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