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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발랄 생각실험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죽었을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무시무시한 생각 실험을 해 보려고 해요. 바로 방사성 원자의 붕괴 상태에 따라 고양이의 목숨이 좌지우지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이지요. 먼저, 실험에 사용할 방사성 원자는 아주 불안정한 핵을 갖고 있어서 알파 입자가 튀어나오는데, 이 상태를 ‘붕괴 상태’라고 해요. 알파 입자가 튀어나오지 않는 상태를 ‘안정 상태’라고 부르고요. 그런데 물리학자들은 방사성 원자의 붕괴 상태와 안정 상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하지만 이 상태를 관찰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꼭 둘 중 한 상태만 볼 수 있었지요. 자, 그럼 여기서 질문! 아래와 같이 실험을 하면, 고양이는 살아 있을까요?

 

 

 

가설1 - 고양이는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을 수 없다!

 

여러분은 고양이가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걸 본 적 있나요? 아마 지금까지 그 어떤 사람도 고양이가 살아 있는 상태와 죽어 있는 상태가 공존하는 것을 본 적이 없을 거예요. 그건 바로 고양이가 아주 크기 때문이지요.

 

아주 작은 원자라면 두 가지 상태가 함께 나타날 수 있어요. 방사성 원자가 안정 상태와 붕괴 상태에 동시에 놓일 수 있는 것도 방사성 원자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기 때문이죠. 하지만 고양이처럼 큰 물체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상태에 놓일 수 없답니다.

 

따라서 우리가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도 상자 안의 고양이 역시 죽어 있거나 살아 있을 거예요. 물론 우리가 상자를 열어 봐도 당연히 고양이가 죽어 있는 것을 보든지 살아 있는 것을 볼 거고요. 둘 중 하나만 가능하지요. 고양이가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니고 삶과 죽음이 어렴풋하게 서로 스며들어 있는 상태를 상상조차 할 수 없지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어떻게 할까?

① 방사성 원자는 한 시간당 50% 확률로 붕괴 상태로 변한다. 
② 라듐이 붕괴되면서 알파 입자가 방출되면 망치를 움직인다.
③ 알파 입자를 감지하는 센서의 신호를 받아서 독극물 병을 깬다. 
④ 독극물이 들어 있어 병이 깨지면 고양이가 죽는다.
⑤ 어리둥절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단, 상자 안을 들여다볼 수 없다.

 

 

 

 

 

 

가설2 - 살아 있음과 죽어 있음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피아노의 ‘도’ 건반과 ‘미’ 건반을 동시에 누른다고 생각해 봐요. ‘도’ 소리와 ‘미’ 소리가 화음을 이루며 동시에 울리겠죠? 이는 두 음의 파장이 겹치면서 나는 소리예요. 또 여러분이 호수의 두 군데에서 큰 물결을 일으켰다고 상상해 봐요. 그때 물결이 서로 겹쳐지며 번져나가겠지요? 이처럼 물결은 그 크기가 아주 커도 서로 겹쳐질 수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방사성 원자도 붕괴 상태에 있으면서 또한 안정 상태에 있을 수 있고, 또 상자 속의 고양이도 죽음과 삶이 중첩된 상태에 있을 수 있는 거예요. 덩치가 큰 고양이라고 해서 두 상태가 겹칠 수 없다고 단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또, 고양이가 살아 있으면서 죽어 있는 게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독극물 병이 깨진 상태이면서 안 깨진 상태일 수 없다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이처럼 독극물 병이 깨지거나 안 깨지거나 둘 가운데 한 상태에만 있다면, 이건 곧 방사성 원자도 안정되어 있거나 붕괴되거나 둘 가운데 한 상태에만 있단 뜻이지요. 그럼 결국 방사성 원자가 붕괴 상태와 안정 상태에 동시에 놓일 수 있다는 물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부딪친답니다.

 

 

따라서 방사성 원자가 붕괴 상태에 있으면서 안정 상태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고양이도 살아 있으면서 죽어있는 상태가 가능해요.

 

▶이 질문이 왜 중요할까?

 

양자역학은 1925년에 거의 완성됐어요. 20세기 물리학자인 보어와 하이젠베르크는 사물의 상태를 측정하기 전에 사물이 특정한 상태에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어요.

 

반면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는 이들의 생각 방식에 크게 반대하며 방사성 원자가 붕괴 또는 안정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지요. 그래서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하기 위해 고양이 생각 실험을 생각해 냈죠. 방사성 원자의 붕괴와 안정이 중첩될 수 있다면, 고양이 역시 살아 있음과 죽어 있음이 중첩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2019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명석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 기타

    [편집] 신수빈 기자
  • 기타

    [일러스트] 고고핑크
  • 기타

    [디자인]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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