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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꿀록 탐정, 수사에 나서다!

통합과학 1-1 | 물질과 규칙성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 왜 이런 일이 연달아 일어날까?”

 

백설공주님의 집에서 나오는 길에 꿀록 탐정이 되뇌었어요.

 

어깨에 앉아있던 개코 조수가 대답했어요.

 

“아직 속단하긴 일러요. 사건은 겨우 두 번 일어났잖아요?”

 

“둘 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관련되어 있어.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범인을 찾겠어!”

 

개코 조수가 물었어요.

 

“탐정님의 할아버지는 탐정이 아니잖아요?”

 

“말이 그렇다는 거야!”

 

 

 

● 스토리 따라잡기 - 왕비의 거울이 아픈 이유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나쁜 왕비의 성이었어요. 공주와 사이가 좋지 않은 왕비를 백설공주 음식물 테러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추측한 것이죠. 넓은 성에는 적막만이 흘렀어요.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들 어두웠지요.

 

“실례합니다. 나쁜 왕비님이시죠?”

 

“나쁜 왕비라니, 무례하군요. 지금은 왕국을 평화롭게 다스리며 살고 있다고요.”

 

하지만 이렇게 대답하는 왕비의 표정도 어둡기 그지없었어요.

 

“사건이 생겨 도움을 청하러 왔습니다.”

 

“도리어 도움을 청해야 할 건 우리예요. 이 몸의 가장 영광스럽고 절친한 조언자인 거울이 요즘 크게 아파요. 혹시 그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봐 줄 수 있나요?”

 

왕비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꿀록에게 부탁했어요. 고대에 만들어진 거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왕실의 조언자로서 영토를 다스리는 일을 돕고 있었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거예요.

 

“이 일은 탐정보다는 기술자에게 문의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우선은 만나보도록 하죠.”

 

정말로 거울의 안색이 말이 아니었어요. 낯빛이 거의 잿빛에 가까웠지요. 거울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광택이 바래 보였어요. 거울의 맥을 짚어보던 꿀록, 갑자기 뭔가 알아냈다는 미소를 지었어요.

 

“왕비님, 거울의 앞면에 유리가 씌워지지 않았군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 거울은 어떻게 만들까?

 

 

 

거울은 대부분 빛을 잘 반사하는 금속으로 만들어요. 고대에는 구리나 청동의 표면을 매끄럽게 갈아서 거울로 사용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거울은 상하기 쉬웠어요. 금속이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서 쉽게 긁히거나 산화*되고는 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단점을 극복한 것이 유리 거울이에요. 현재 쓰이는 유리 거울의 시초는 르네상스 시대인 16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장인들이 만들었어요. 그들은 넓은 유리의 뒷면에 수은과 주석의 합금을 입혔어요. 이런 유리 거울에서는 유리의 뒷면에 칠해진 금속에서 빛의 반사가 일어나요. 투명한 유리는 금속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죠.

 

그렇다면 왜 금속은 빛을 잘 반사하는 것일까요? 우선 물질이 빛과 만나면 여러 가지 반응이 일어나요. 빛을 흡수하거나 통과시키거나 반사하기도 하지요. 이때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가장 바깥에 있는 원자가 빛에너지를 흡수했다가 다시 방출하면 반사가 일어나요. 그런데 금속 원소는 다른 원소들보다 빛을 흡수했다가 그대로 방출할 수 있는 전자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서로 결합된 금속 원자의 원자핵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자유전자’들이 있기 때문이죠. 이 자유전자가 쉽게 빛을 흡수했다가 방출해서 금속은 빛을 잘 반사할 수 있답니다.

 

 

그렇지만 금속도 종류에 따라 반사하는 빛의 파장이 조금씩 달라요. 예를 들어 금은 우리 눈에 보이는 빛 중 짧은 파장인 푸른 빛을 좀 더 흡수해요. 그만큼 금에서 반사되는 빛에는 푸른 빛이 적기 때문에, 우리의 눈에는 금이 파란색의 보색*인 노란빛을 띠는 것처럼 보여요. 은은 금속 중에서도 반사율이 제일 높아서 거울의 재료로 많이 쓰여요. 그런데 은은 여러 파장의 빛 중에서도 초록빛을 조금 더 많이 반사해요. 그 때문에 마주보는 거울에 여러 번 비친 상은 초록빛(사진)으로 보이게 된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 한 방향에서만 보이는 거울의 비밀!

 

“범행 시각에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죠?”

 

범죄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심문 장면이에요. 용의자와 경찰의 모습 뒤로 벽에 걸려있는 큰 거울이 보일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는 거울이 아니랍니다. 옆 방에서 취조실 안에 있는 용의자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만든 유리창이에요. 이 창을 이용하면 옆 방에서는 취조실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취조실에서는 옆 방의 모습을 볼 수 없답니다.

 

 

 

어떻게 한쪽에서만 보이는 창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요? 첫 번째 비밀은 반투명 거울에 있어요. 반투명 거울은 금속을 아주 얇게 발라 만들어요. 거울에 입사되는 빛의 반만 반사하고, 나머지 반은 통과시키지요. 두 번째 비밀은 두 방의 밝기 차이예요. 반투명 거울을 중간에 놓고 한 방은 밝게, 다른 방은 어둡게 만들어요. 그러면 어두운 방에서는 밝은 방에서 빛이 많이 들어와서 밝은 방을 볼 수 있어요. 어두운 방에서도 밝은 방으로 빛이 들어가긴 하지만, 그 빛의 양은 얼마 되지 않아요. 오히려 반투명 거울에 반사되는 밝은 방의 빛이 훨씬 많죠. 그래서 밝은 방에서는 어두운 방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밝은 방의 모습만 거울처럼 반사되어 보이게 된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핀란드 알토대학교의 연구팀이 새로운 방식의 한 방향 거울을 만들 수 있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바로 특정한 각도에서만 내 얼굴이 비치는 거울인 ‘비대칭 거울’이에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비밀은 반사율이에요. 연구팀은 빛이 표면에 들어오는 각도에 따라 반사율이 달라지는 ‘메타물질’을 만들었어요. 메타물질은 자연에 없는 특성을 가지는 물질이에요. 플라스틱이나 금속 등 평범한 소재이지만,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수준에서 반복되는 구조를 디자인해서 새로운 특성을 얻지요. 연구팀이 만든 메타물질에 빛을 입사각이 45°가 되도록 쏘아주면 빛이 들어온 방향으로 다시 반사돼요. 하지만 반대쪽 45°에서 쏘면 빛이 흡수되어 어둡게 보이죠. 즉, 비스듬히 보아야 얼굴을 볼 수 있는 거예요. 연구를 담당한 왕쑤첸 연구원은 “이 물질은 아군에게만 보이는 군사위성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답니다.

 

 

 

● 스토리 따라잡기

 

“왕비님의 거울은 고대의 금속 거울이라 반사면을 보호하는 유리가 없었어. 시간이 지나 금속이 산화되면서 색깔이 달라졌던 거지.”

 

사건을 해결했지만 꿀록 탐정의 마음은 무거웠어요. 왕비의 성에서 사건을 해결할 단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죠.

 

“우선 사무소로 돌아가 한숨 돌리며 생각해볼까요?”

 

개코 조수의 조언대로 꿀록은 사무소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탐정 사무소 앞에 동화나라 친구들이 잔뜩 몰려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뭐지? 또 무슨 일이야?!”

 

“아유, 꿀록 탐정님, 어디 있다 오셨어요? 세상에, 탐정 사무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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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 도움

    Xuchen Wang(핀란드 알토대학교 전자나노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
  • 기타

    [디자인] 오진희
  • 기타

    [일러스트] 이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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