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날 옛적부터 동화나라에는 아기돼지 삼형제, 백설공주, 피노키오 등 동화 주인공들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덕분에 돼지 탐정 ‘꿀록’과 도마뱀 조수 ‘개코’가 차린 탐정 사무소는 몇 달 째 파리만 날리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미스터리한 편지가 꿀록에게 도착했어요.
● 스토리 따라잡기 - 돼지 탐정 꿀록, 사건을 의뢰받다!
동화나라를 구해 주세요.
꿀록 탐정은 한숨을 푹 쉬며, 개코 조수를 향해 비아냥거렸어요.
“동화나라는 오늘도 이렇게 행복한데 도대체 뭘 구해 달라는 거야?”
개코 조수는 꿀록 탐정에게 손바닥 두 배 크기만 한 콩을 내밀었어요. 콩에선 환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지요.
“이건 하늘 높이까지 자란다는 ‘잭과 콩나무’의 콩 아냐?”
“모자를 푹 눌러 쓴 정체 모를 인물이 편지와 함께 이 콩을 주며, 사건을 맡고 싶으면 잭에게 가 보라고 했어요.”
꿀록은 여전히 편지의 내용이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잭의 집에 가 보기로 했어요.
한적하고 조용하던 잭의 마을은 이전과 달라져 있었어요. 온통 나무 줄기에 뒤덮여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지요. 잭의 엄마는 꿀록을 보자마자 간절하게 애원했어요.
“탐정님, 부탁드려요. 잭이 심은 콩나무가 마을을 뒤덮어버렸어요. 게다가 제 아들 잭은 저 이상한 물건에 갇혔지요. 하늘 한가운데서 위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아래로 내려오지도 못하고 있답니다.”
잭은 땅과 구름 너머 거인 나라를 잇는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었지요. 꿀록 탐정은 머리를 긁적이며 혼잣말을 했어요.
“이게 뭐야? 콩나무 대신 웬 엘리베이터가?”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 가장 일상적인 운송수단, 엘리베이터
기원전 200년 경 아르키메데스는 우물의 두레박을 보고 작은 힘으로 물체를 들어올리는 도르래의 원리를 밝혀냈어요. 이 원리를 적용해 여러 기계 장치를 고안했지요. 이후 도르래는 전세계 곳곳에서 주로 무거운 자재를 옮기는 데 사용됐답니다. 프랑스 루이 15세와 나폴레옹이 도르래를 이용해 ‘날아다니는 의자’를 만들어 궁전 내에서 이동했다는 기록도 있지만, 줄이 끊어지면 사고로 이어졌기 때문에 사람을 운반하는 용도로는 널리 쓰이지 못했어요.
그런데 미국의 발명가 엘리샤 오티스가 줄이 끊어져도 추락하지 않는 안전 장치를 개발하며 획기적인 변화가 찾아왔어요. 1854년 오티스는 뉴욕 박람회장에서 직접 개발한 엘리베이터를 탄 뒤 밧줄을 끊었지요. 이 엘리베이터에는 맞물리면 움직이지 않는 톱니바퀴가 설치돼 있었어요. 그래서 밧줄이 끊어져도 톱니바퀴가 단단하게 맞물려 추락하지 않았지요.
오티스가 안전 장치를 설치한 엘리베이터를 공개한 지 160여 년이 지난 지금, 엘리베이터에는 약 100여 개의 안전 장치가 추가되었으며 속도도 훨씬 빨라졌어요. 오티스가 최초로 설치한 엘리베이터는 1분당 12m 정도의 속도로 오르내렸는데, 현재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는 1분에 1260m 정도를 움직인답니다.
현재 엘리베이터에는 약 3만 여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요. 사람이 탑승하는 ‘카’와 카를 들어 올리고 내리는 모터인 ‘권상기’, 카 반대편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동시에 엘리베이터를 들어올리는 ‘균형추’, 이들을 모두 연결하는 ‘로프’지요. 보통 균형추가 카의 50% 정도의 무게를 담당하며, 나머지 무게는 권상기가 들어 올린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 엘리베이터가 추락할 때 점프하면 살 수 있을까?
악당에게 쫓기던 주인공이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말았어요. 불도 꺼져버려 주변은 온통 어둡고 주인공은 잔뜩 겁에 질린 바로 그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로프가 끊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추락하지요. 이같은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는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예요.
2015년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의공학 센터에서는 엘리베이터의 모든 안전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아주 불운한 경우에 생존율을 높이는 최선의 대처방법을 발표했어요. 우선, 추락하는 순간에 맞춰 살짝 뛰어오르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아요. 보통 크기의 엘리베이터가 10층 높이에서 자유낙하 할 경우(공기 저항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 속도는 시속 87km 정도예요. 살짝 뛰어오른다 해도 천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오히려 크게 다칠 수 있지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가방을 머리 뒤쪽에 받치고, 큰 대자로 눕는 거예요. 바닥과 접촉하는 면적만큼 충격이 분산돼 한 부위가 심하게 부상당하는 참사는 피할 수 있지요. 또 충돌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이 받는 충격력은 줄어들기 때문에 이불 같은 폭신한 물체를 깔아 충돌 시간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물론 현실에선 로프가 끊어져 바닥까지 곤두박질치는 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아요. 보통 로프는 강철선 19~36가닥을 꼬아 묶음을 만들고, 이를 여러 개 합쳐서 만들어요. 강철선은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꽉 찼을 때 무게의 12배 정도까지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웬만한 하중에도 끄떡없고, 일부러 끊으려면 거대한 레이저나 가스 절단기로 오랜 시간 있는 힘을 다해 끊으려고 노력해야 하지요. 아마 악당은 계획이 성공하기 전에 CCTV나 경비원에게 발각되고 말 거예요.
또 앞에서 말했듯이 엘리베이터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다양한 안전 장치가 있어요. 카 위쪽에 설치된 ‘조속기’는 정해진 속도보다 30% 이상 빨라지면 전원을 차단해 카를 안전하게 정지시키지요. 또 조속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40% 이상 빨라졌을 땐 양 옆의 가이드 레일을 꽉 잡아 정지시키는 ‘비상정지장치’가 작동된답니다.
● 스토리 따라잡기
꿀록 탐정은 엘리베이터를 면밀히 조사해 비상정지장치가 작동했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비상정지장치를 해제하고, 엘리베이터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 잭을 무사히 땅으로 구출했지요.
“누군가 엘리베이터를 조작해 속도가 빨라지도록 설정했어요. 비상정지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아마 큰 사고가 났을지도 몰라요.”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자마자 마을을 덮친 콩나무들도 사라졌어요. 하지만 부서진 잔해들은 여전히 남아있었죠.
“이거 장난이 아닌데? 평화롭던 동화나라에 진짜 무슨 일이 생긴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