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 좋아하는 친구들 많죠? 지난 10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통조림 햄 청정원 ‘런천미트’를 회수했다고 밝혔어요. 멸균 처리된 통조림 햄에서 세균이 나왔기 때문이지요. 이 소식은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검색어에 오르는 등 온라인 상에서 국민적인 관심을 샀어요. 햄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소비자 신고로 발견된 세균
사건은 지난 10월 초, 천안에 사는 한 소비자가 불량식품 신고센터에 접수를 하면서 시작됐어요. 통조림 햄 청정원 ‘런천미트’의 색이 노랗고 냄새가 난다고 신고를 한 거예요. 신고를 접수한 천안시청은 이 런천미트를 만든 대상식품 천안공장에서 해당 제품을 수거했지요. 그 뒤 식품의약
품안전처(식약처)에 조사를 의뢰했답니다.
식약처는 곧바로 런천미트 안에 세균이 있는지 검사했어요. 그 결과 지난 23일, 햄 통조림 안에서 세균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지요. 그러면서 천안공장에서 만든 햄 중 유통기한이 2019년 5월 15일로, 해당 햄과 같은 제품을 모두 회수하고, 판매를 중단하도록 했답니다.
통조림 햄은 왜 멸균으로 만들어야 할까?
보통 통조림 햄이나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식품’은 유통기한이 2~3년 정도예요. 따라서 유통기한까지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멸균 과정을 거치고, 바깥에서 세균이 들어갈 수 없도록 밀봉하지요.
그래서 식약처도 이런 식품들은 멸균 상태로 만들 것을 규정하고 있어요. 세균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이는 식중독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만 없애도 되는 일반 식품과 달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거지요.
만약 공기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는 유익균이 통조림 안에 들어 있다고 가정해 봐요. 유익균 자체는 사람의 몸에 해롭지 않지만, 유익균이 발효하면서 내놓은 기체들 때문에 통조림이 빵빵해질 거예요. 그러면 통조림의 모양이 달라지면서 미세한 틈이 생겨 산소나 다른 세균이 통조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따라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는 식품은 이 모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멸균 상태로 만든답니다.
논란! 햄에는 정말 세균이 들어 있었을까?
세균이 있는지 없는지는 식품을 열지 않은 채, 35~37℃ 온도가 유지되는 배양기 안에 10일 정도 두면 알 수 있어요. 보통 세균은 이 온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세균이 있다면 10일 뒤 그 수가 엄청나게 불어나겠지요. 이때 통조림이 부풀어오르면, 바로 ‘세균이 있다’고 판정하고, 부풀지 않으면 햄의 일부를 떼어내 다시 ●배지에서 배양해요. 이번에 문제가 된 런천미트는 통조림이 부풀지 않아 추가 실험을 진행했답니다.
하지만 이 시험만으로는 어떤 세균이 있는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식약처는 유전자를 분석해 검출된 세균이 일반 대장균이라는 것을 밝혀냈답니다.
그런데 116℃에서 40분 이상 멸균 처리를 하는 제조과정에서는 일반 대장균이 살아남을 수 없어요. 이 때문에 유통 과정이나 검사 과정에서 대장균이 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답니다.
식약처는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현장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답니다.
●배지:미생물이나 동식물의 조직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영양 성분을 섞은 액체 또는 고체.